솔직히, 처음엔 두근거렸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알고 있는 방송사의 디지털 언어를 내 손으로 개편한다는 건 참 엄청난 일이잖아. 동시에 겁나기도 했었어. 그 당시 가용할 수 있는 디자이너도 마땅치 않았던 데다, 기간도 썩 길지 않았거든. 최소 20명에 1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그토록 어필했지만, 실제 초도 투입 디자이너는 예닐곱명? 물론 조금 지난 후에는 우리 팀 다 붙고, 타 팀장 둘 빌리고, 그 팀원들 두어명씩 더 붙었으니, 중후반에는 한 열 대여섯명 되었겠네. 그래도, 자신은 있었어. 마침 그 때는 전에 했던 중앙일보 디지털 개편이 언론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던 때였고, 후발주자들의 스탠다드로 참고되는 시기였거든. 회사의 업력도 작용했겠지만, 어쨌든 KBS에서 애써 우리와 일을 하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