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에 대한 피로 사실을 정확히 알지 않은 채로 글을 쓰는 것은 죄악에 가깝다.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 사실을 모르는, 사실을 잘못 이해한, 사실을 묵살하는, 사실에 관심없는, 사실을 재단하는, 사실을 왜곡한, 사실을 부정하는, 사실을 흘깃 보는, 사실을 피하는. 사실에게는 그 스스로가 원하는 지위만을 주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사실의 지위를 빼앗지 않아야 한다. 무지는 사실을 구축驅逐하므로, 무지 위에 쌓은 사실은 필연적으로 부패하므로, 우리는 무지를 경계해야 하고, 자신의 지식에 겸허해야만 한다. 나의 세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에 다가설 때 천국이 된다. Image @Unsplash
프로젝트 돌아보기 : KBS - 용두사미라고 말하긴 아쉽지만 (05)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하긴 했지만, 돌이켜 보면 15명(+ KBS 미디어 직원 n명)의 디자이너에게 더 상세한 지시가 필요했던 것 같아. 워낙 외부인들(사업주체, 개발 및 코딩파드 등)에 대한 대응이 중요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을 세밀하게 드라이브하지 못했던 것 같아. 가이드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이들에게 갑자기 창의력 중심의 작업을 지시하는 게 무리이기도 했고.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은, 원래 쉽게 방향 전환이 안돼. 아무리 탑-다운으로 '이제부터 놀아보자!'라고 해도, 몸이 풀리고 예열이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지. 가이드를 정리할 때의 분석적인 뇌 상태 그대로 창의적인 업무로 피벗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아마 전체 디자이너의 3% 이내일 거야. (디자이너가 야근을 많이 하는 이유이기도 ..
프로젝트 돌아보기 : KBS - 나도 즐겨야 하니까 (04)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KBS 디자인의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개성이 없도록' 하는 일이었어. 컨테이너로서의 디자인, 부품으로써의 디자인이 우리의 목표였지. 전략이 그렇다 보니 어느 정도 심심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봐. 그리고 그 심심한 부분들을 각 파트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자기 부서의) 색깔대로 장식해 주길 바랬지. 사실, 컨테이너로서의 플랫폼 디자인은 트렌드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당연한 현상이라고 봐. 플랫폼을 디자인하는 경우 "구조가 곧 디자인이며 장식은 필요치 않다"는 명제는 현대 UX디자인의 '상식'이라고 생각해. 각각의 컨텐츠들에 주목하게 하고, 어떤 통신환경에서도 빠르게 로드할 수 있으며, 구조를 분명하게 보여주어 혼란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그런데, 이걸 이해시키는 데 정말 오래걸렸어...
프로젝트 돌아보기 : KBS - 레고를 줄게 (03) 이 프로젝트에서, 디자인 총괄(나)과 기획 총괄은 거의 합을 맞출 수 없었어. 거의 주당 2-3회의 이해관계자 미팅을 가졌으니까. 시간이 없었어. 우리 쪽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했고, KBS 쪽에서는 모든 부서에게 개편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서로 필요한 회의였지만, 회의 때문에 내부 커뮤니케이션할 시간을 내는 건 정말 불가능에 가까웠어. 그저 서로 몇 개의 설계문서, 몇 개의 디자인 방향성만 간신히 공유했지. 디자인 파트가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시간에 기획 파트는 ‘어떤 사업에 집중해야 할까’를 고민했었나봐. 기획 파트는 6개의 기획 태도(Concept Keyword)를 정의하고, 이에 입각한 UI구성 및 사업영역 재편을 제안했지. ① 각 컨텐츠간 연결..
프로젝트 돌아보기 : KBS - 새로운 유형의 문제 (02) 보통 어떤 서비스를 개편할 때, 내가 첫번째로 생각하는 건 ‘어디가 가장 문제일까, 잘못 끼워진 단추는 어디일까’야. 기존의 구조가 잘 짜여져 있다면, 컴퍼넌트를 다듬고 불필요한 동선을 조정하는 정도만 해도 확 좋아지고, 구조가 문제라면, 구조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자잘한 문제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라 후반 작업이 쉬워. 트렌드 캐치업이 문제라면, 사장님이 좋아하시는 톤으로만 정리해주면 되는 거고. ^^ * 디자이너에 대한 흔한 오해이기도 하고, 디자이너 스스로가 하는 흔한 착각이 이 부분이야. 디자이너는 뭔가를 ‘새롭게, 예쁘게’ 만들어야만 한다는 생각.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닌데, 그 ‘새로움, 예쁨’이 - 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거나, ② 기존 유저를 혼란스럽게 한다면 그건 진정한 디자인이 아니라..
프로젝트 돌아보기 : KBS - 어디부터 손대야 하지? (01) 솔직히, 처음엔 두근거렸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알고 있는 방송사의 디지털 언어를 내 손으로 개편한다는 건 참 엄청난 일이잖아. 동시에 겁나기도 했었어. 그 당시 가용할 수 있는 디자이너도 마땅치 않았던 데다, 기간도 썩 길지 않았거든. 최소 20명에 1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그토록 어필했지만, 실제 초도 투입 디자이너는 예닐곱명? 물론 조금 지난 후에는 우리 팀 다 붙고, 타 팀장 둘 빌리고, 그 팀원들 두어명씩 더 붙었으니, 중후반에는 한 열 대여섯명 되었겠네. 그래도, 자신은 있었어. 마침 그 때는 전에 했던 중앙일보 디지털 개편이 언론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던 때였고, 후발주자들의 스탠다드로 참고되는 시기였거든. 회사의 업력도 작용했겠지만, 어쨌든 KBS에서 애써 우리와 일을 하려 ..
Antsy : 큰 포부에 비해 급 마무리한 내 손글씨를 일반 서체화하자는 원대한 꿈. 시작은 9개 weight를 가진 규모였으나, 더 깊이 알아야 하는 기술적 한계 탓에 2개의 폰트만 런칭. 내 손글씨와 얼마나 닮았는지는... 다른 사람들은 못 느끼겠지만. 만족하는 동시에 볼때마다 아쉬움이 사무치는 결과물. 그래도 사랑해. [+] 링크
Crapaud : 너무 쉽게 만들어진 쉽게 만든 폰트, 별 욕심과 고민없이 만들어서 그랬나 보다. 한참 열심히 폰트랩을 배우던 중에, 에라 모르겠다, 쉽게 하나만 끝내보자고 만든 폰트였다. 만들다 생긴 호기심과 재미를 좇아 만들어서인지 힘 빼고 편하게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니, 걸린 시간은 고작 일주일 내외. 매사에 힘을 빼고 사심없이 훅 흘러가면, 형태는 알아서 길을 잡는다는 진리를 항상 잊게 되지만, 쉽지 않은 일이지.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