ときめき。

Art, Design, Essay, News

LOG/LIB 14

듄 파트2 (2024) : 2회차 관람. 퀵 리뷰 열 가지 (노 스포)

1. 처음엔 아이맥스. 두 번째는 Super S로 관람했어. 아이맥스가 당연히 좋지. 하지만 이번 영화는 유난히 극단적인 클로즈업이 많고 화면 명암의 급작스런 전환(=눈뽕)도 잦아서,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아이맥스가 좀 부담스러울 것 같아. 반면에, 이 특성이 Super S에서는 장점이었어. 화면의 다이내믹한 전환이나 디테일들을 보는 데에는 Super S가 훨씬 더 좋았거든. 특히 Super S는 디지털이라 마스킹이 필요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더라구. 조금 더 자극적인 영화 경험을 하려면 아이맥스를, 유난히 섬세한 듄의 디테일을 보려면 Super S를 추천. 그런데 워낙 때깔이 잘 뽑혀서, 일반 극장에서 봐도 괜찮을 것 같아. 2. 1편보다 빠른 전개. 비슷하지만 다른 속성의 영화. 책을 기준으로 영화를 ..

LOG/LIB 2024.03.02

인어공주 리뷰 : 말하는 자는 누구인가? 🙈

문제는 주인공의 인종도 외모도 아니었어. 그냥 영화 자체가 너무 별로였어. 오히려 할리 베일리의 노래 실력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가수보다 낫게 느껴졌고, 외모의 문제는 — 보다 보니 적응이 됐어. 확실히 스틸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을뿐더러, 어느 장면에서는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어. 할리 베일리는 이미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제법 쌓은 아이잖아? 나름의 매력이 없었다면 그럴 수 없었겠지. (미의 기준에 대해서는... 말하면 엄청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 영화를 보고 나서 내게 떠오른 첫 문장은 '영화를 정말 성의 없이 만들었다'는 생각이었고, 이게 의도적인 일일까봐 두려웠어. 롭 마셜, 꽤 괜찮은 감독이잖아? 애니, 시카고, 캐리비안의 해적 4, 메리포핀스 리메이크 등 커리어도 훌륭하잖아. 해양 영화도 찍어..

LOG/LIB 2023.06.04

John Wick 4 : 해브 위 곤 투 파?

나는 영화감독이 아니지만, 존 윅은 같은 창작자의 입장^^ 에서 보게 되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였어. 영화 존 윅의 장점은, 액션 영화의 장르성을 씨게 따르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넣는 균형감각에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내 관심은 앞의 세 편에서 엄청나게 불려 온 '장르적 과잉이 감독을 어떻게 잡아먹을까'에 있었어. 본 Bourne 시리즈의 경우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도 계속 내적인 규칙을 지키며 본질적인 깊이에 몰입하도록 한 반면, 존 윅 시리즈는 계속 (꽤 탐욕적으로) 확장하며 계속 스스로를 위태로운 위치로 몰고 간다는 인상이 있었기 때문이야. 매트릭스 시리즈처럼 고전과 철학 구절들에 기댄 가오잡기... 라던지, 장르 영화 역사 전체를 훑을 정도로 많은 오마주와 패러디, 갱스터 문화와 각 대륙 ..

LOG/LIB 2023.04.16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 - Klaatu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올리는 블로그. 티비에서 '응답하라 1998' 얘기가 나오길래. 행성간 여행선은 응답하라 - 번역하면 아마 이렇게 될 거야.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우주로 신호를 보내고, 또 우주의 누군가가 이에 응답하는 간단한 내용. Klaatu의 노래보다는 Carpenters의 노래로 더 알려져 있지만, Carpenters 버전의 노래는 원래의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당연히 원곡을 추천. 약간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같은 느낌도 나면서, 약간은 스팀펑크의 정서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했듯이) 비틀즈같은 클래식한 결이기도 해. 항상 마이너한 정서이지만 절대로 소멸되지 않는 ... 그런 무언가의 정서. 1976년 노래이니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독특..

LOG/LIB 2023.02.09

하늘의 천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유튜브에서 이퀼리브리엄 리뷰를 추천하길래 보다가, 예전에 좋아했던 시가 나오더라구, 기록을 위해 시를 남겨.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으면 답답하잖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하늘의 천'이란 시인데, 개인적으론 영화에서 더 짧게 줄인 버전이 정식 한글 번역본보다 좋더라구. 영어를 잘 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하늘의 천 Had I the heaven's embroidered cloths Enwrought with golden and silver light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The blue and the dim and the dark cloths Of night and light and the half-light, ..

LOG/LIB 2022.03.06

엔칸토 - 가족에 빗댄 삶의 서사

스포가 많아요. 오랜만에 영화를 봤어. 펑펑 울고 왔네. 최근 어머니의 건강 문제 때문에 마음이 좀 약해져 있었나 봐. 모든 장면에 몰입해서 본 것 같아. 모처럼의 휴식이라, 평소처럼 분석적으로 영화를 보려 하지 않고 아이들과 편하게 즐길 생각으로 갔는데…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 것 같아. '마드리갈'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엇! 이거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정과는 관계없이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혔어. 이거, 여느 디즈니 영화랑은 다르겠구나. 뭔가 복잡한 알레고리가 있겠구나 싶었거든. 눈물이 그렁그렁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여러 '참조'들을 소환하는… 참 복잡한 영화관람이었어. 우선, 가족의 성姓인 "마드리갈Madrigal" — 이거 음악 용어잖아. 대충 중세의 돌림노래 형식의 성악곡이라고 ..

LOG/LIB 2021.12.07

듄(Dune, 2021) : 영화에서 힌트만 준 것들. 스포 포함

네 달쯤 전에, Dune을 영화화한다는 얘기를 듣고 서둘러 소설책을 구해 읽었어. 감독이나 배우들을 보고 짐작컨대 — 꽤 괜찮은 영화가 될 것 같았거든. 소설을 읽은 후에 본 영화가 실망스러울 땐 영화를 안 본 셈 치면 되는데, 소설을 읽지 않고 본 영화가 만족스러우면 꽤 난감해져. 아무래도 영화화하면서 압축된 설정과 디테일들을 소설 속에서 재구성하는 게 어렵기도 하고, 영화의 시각적 설정들에 얽매이게 되어서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지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론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을 영상으로 먼저 접한 게 참 후회스러웠어. 듄의 경우, 영화보다 소설을 먼저 본 건 옳은 선택이었어. 덕분에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역량을 분명히 알게 된 것 같아. 그의 영화를 많이 보진 못했는데, 이야기를 통합..

LOG/LIB 2021.11.08

보부아르의 '잘 늙는 열 가지 방법'

'어크로스의 문장들'에서 트위터에 올린 문장을 발췌하여 기록한다. 또한 이 내용은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라고 한다. 내용이 좋아서 기록을 남기지만, 아래 내용이 시몬느 보부아르가 직접 한(쓴) 말인지는 의심이 든다. 아마도 적절한 인용으로 자신(저자)의 생각을 말한 거겠지. 1. 과거를 받아들일 것 나는 이러한 회상을 '위대한 정리'라고 부른다. 이들은 과거의 희미한 윤곽과 어렸을 때는 파악하지 못했던 인생의 흐름을 분간하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조망한다. 또한 상서로운 우연을 알아채기 시작한다. 보부아르는 이를 "여러 선이 한곳에서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2. 친구를 사귈 것 젊은이들에게 친구는 중요하다. 나이 들면 친구는 더욱더 중요해진다. 공통의 관심사..

LOG/LIB 2021.04.29

트위터에 모아뒀던 Quote 모음, Since 2009

140자로만 쓸 수 있다지만 사실은 더 쓸 수 있는 트위터. 2010년 이후로 쌓인 것 중에 Quote만 모아서 정리함. 나름 의미가 있겠지. 나를 위로했던, 내게 깨달음을 주었던. 내가 사랑했던 글들. 누구에게든 본질적이고 필요한 것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은 했는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원에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바를 아는 것이다. ( …… ) 즉 단순 숭배의 종교는 ‘신의 호의’를 추구하지만 사실상 그리고 본질상 행동하지 않고 기도와 욕망만을 가르친다. 여기서 인간은 죄의 용서를 통한 것이라 할지라도 더 선해질 필요가 있다. - 데리다의 중에서 데리다가 칸트를 인용한 글, 결국은 '너나 잘해'. 쾌락의 추구는 무기력한 감각 또는 인간에 대한 경멸에..

LOG/LIB 2021.01.27

자유 - 폴 엘뤼아르

Liberté Paul Eluard Sur mes cahiers d’écolier 나의 학교 노트 위에 Sur mon pupitre et les arbres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Sur le sable sur la neige 모래 위에 눈 위에 J’écris ton nom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Sur toutes les pages lues 내가 읽은 모든 책장 위에 Sur toutes les pages blanches 모든 백지 위에 Pierre sang papier ou cendre 돌과 피와 종이와 재 위에 J’écris ton nom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Sur les images dorées 황금빛 조각 위에 Sur les armes des guerriers 병사들의 총칼 위에 Sur la ..

LOG/LIB 202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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