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트 잇.

Art, Design, Essay, News

ZENofUX 26

ZEN of UX. 29 - 폰트 임베드의 장단점과 유의사항

최근 SNS 상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어.한 UX 디자이너가 항간의 ‘밈’을 따라하며 - ‘UX디자이너입니다. 애플산돌고딕 쓰지 마세요’라고 글을 SNS에 올렸길래 깜짝 놀라 장문의 댓글을 달았지. 여러 번의 대화 끝에 상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 이 글을 올린이는, 윈도우 기반의 환경에서 애플산돌고딕을 사용할 수 없으니, 디자인할 때는 모든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노토 같은) 범용 폰트를 사용하자는 얘기였더라구.의도는 알겠어. 협업하는 디자이너들 중에서는 윈도우 사용자도 있을 테니, 그들을 위해서 맥 전용 폰트를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잖아. 하지만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맥 전용 폰트를 금지하고 공용 폰트만을 쓰자? (이 경우는 어느 쪽으로든 필연적으로 폰트 임베드가 필요하겠지) 이건 꼬리가..

ZEN of UX 2024.09.04

ZEN of UX. 28 - 디자인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한가.

사실 나는 디자인 시스템을 신봉하는 편이었어.디자이너라면 모름지기 디자인 시스템까지 해 봐야 진정한 디자이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에이전시 시절부터 (시스템 가이드가 필요 없어 보이는 경우에도) 꾸역꾸역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었었어. 덕분에 국내 유수의(?) 서비스 디자인 시스템들을 만들어 보는 행운도 누렸지. 디자인 가이드, UX 가이드, 디자인 랭귀지, GUI 가이드 등 - 이름과 범위도 다양했고, 그중 몇몇은 수년간 운영, 관리까지 해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어.나뿐만 아니라, 다른 디자이너들도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생각은 비슷한 것 같아. 나는 디자이너를 채용하기도 해서 정말 많은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데,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한 경험을 강하게 ..

ZEN of UX 2024.08.07

ZEN of UX. 27 - 데이터 킬 더 비주얼 컬쳐?

1. 며칠 전, 옛 회사 후배로부터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소개해달라는 카톡을 받았어. 그래서 한 명 소개해 준댔더니 대뜸 “그래픽 능력은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거야. 요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그래픽 능력이 딸려서 그런 부분을 챙겨보고 싶다는 거지. 그래. 요즘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은 그래픽을 잘 못하긴 해. (안하는 걸까?) 아이콘 하나를 그리는 것도 버거워하고, 기존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도 잘 못해서 생뚱맞은 아이콘을 제출하곤 하지. 가끔 급하게 필요한 배너 디자인이나 출력물을 맡길 땐 말할 것도 없고.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현장에서 보는 빈도는 아마 당신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거야.) 원론적으로 보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에게 그래픽 구사 능력이나 심미적인 감각이 필수 요소는 ..

ZEN of UX 2023.08.04

ZEN of UX. 26 - 다크패턴? → 디셉티브 패턴

예전부터 있었던 사이트인데, 이번에 바꿨나 봐. 2023년 4월 말에 베타를 냈고, 지금은 알파로 전환. https://www.deceptive.design/ 다크패턴이란 말을 Deceptive 기만적인, 현혹하는 (=misleading)으로 바꾼 것인데, 아마도 'dark'라는 단어를 쓰는 게 개운하지 않아서겠지. 아마도 서양에서는 인종과 관련해서? 'dark'라는 단어에 붙은 부정적인 느낌을 없애려 하는 모양인데, 이런 PC 함은 찬성. 이름이 굳기 전에 바꾸는 건 동의. 그렇다고 'Dark Force'도 Evil Force 같은 걸로 바꾸지는 말기를. ^^ 이 웹사이트 자체가 재밌어. 어떤 UX가 기만적인지, 어떻게 변경하면 좋은지를 설명하는 건 너무 학구적이라 별로지만, 실제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

ZEN of UX 2023.06.15

ZEN of UX. 25 - 네이버 개편에 부쳐

글 안에서 "(링크)"는 외부 링크고, 밑줄은 내 블로그 글로 연결돼. 네이버 메인화면이 또 개편을 했는데, 이번엔 많이 달라. (링크) 네이버 메인화면 개편 컨설팅을 2016년에 진행했던지라, 그 이후로 네이버 메인 개편 기사를 주의 깊게 보게 되는데, 이번의 개편이 유난스러운 점이 있고, 뭔가 인사이트도 있는 거 같아서 간단히 정리해 봤어. 1. 디바이스 화면 너비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다. A. 고정형도, 반응형도 아닌 적응형(adaptive) 화면 구성을 채택했어. 네이버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야. 내가 컨설팅을 할 때도 적응형을 제안했을 때는 '웹표준이 확실하지 않고 모든 유저를 포용할 수 없어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그 때와 지금 무엇이 바뀌었길래 갑자기 적응형 화면..

ZEN of UX 2023.06.02

ZEN of UX. 18 - 레거시 UI, 과연 최선일까?

사실관계를 확인한 적은 없지만, 팝업을 화면 하단으로 내린 건 내가 전세계 최초가 아닐까 해. 그래서 몰래 뿌듯해하곤 하지. ^^ FWA에서 App of the day를 수상했으니까 (링크) 시기에 대한 검증은 될 거야. 애플이 팝업을 버튼으로 풀어 하단으로 배치한 것보다는 훨씬 이전이니까, 최초가 아니더라도 나름 창의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해. S Health Buddy를 할 때의 고민은 간단했어. 당시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범위(링크)'에 대한 담론은 많았는데, 팝업만 유독 화면 한가운데에 뜨는 게 이상했던 게지. 게다가 캐릭터의 움직임을 보는 게 핵심인데 그걸 가리는 것도 싫었고. 그래서 개발사의 항의(?)를 무릅쓰고 하단으로 버튼을 배치했어. 누구도 칭찬해 주진 않았지만 출시한 앱을 써보..

ZEN of UX 2021.11.19

ZEN of UX. 17 - 디자인 갱년기, 메타만 봐도 눈물이 나.

자려고 누워서 아이패드로 노래를 틀고 이 화면을 우연히 봤는데, 막 슬퍼지는 거야. 눈물이 핑글. 노래 제목 바로 위에 있는 'Urbanista Tokyo R'이라는 글자 때문이었어. 그건 아이패드에 연결한 내 블루투스 이어폰 모델명인데, 왜 앨범 정보에 붙어 있는 걸까. 저 메타를 저 자리에 넣어야만 했던 디자이너들의 노력, 불만, 시도 등등이 안쓰러웠어. 대충 구겨넣은 느낌이거든. 앨범 이미지와의 정렬, 텍스트 덩어리의 불균형, 에어플레이 아이콘과의 관계... 모든 것이 어색하잖아. 저 어색함을 디자이너들이 몰랐을까? 난 아니라고 봐. 옛날 사람들은 알겠지만, 커버플로우가 있던 옛날에는 메타가 2~3줄이었어. 가수 이름이 맨 위에 오고, 그 다음에 노래 제목, 맨 아래 앨범 제목이었고, 싱글 앨범인 ..

ZEN of UX 2021.09.05

ZEN of UX. 16 - 리비히 최소량의 법칙

일을 진행시킴에 있어서, 어려움에 부딪히면 항상 떠오르는 두 개의 이미지가 있어. 하나는, 프로세스와 계층 구조를 생각할 때 항상 떠오르는 '꼬리잡기 게임 (링크)',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성원의 업무 역량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리비히 최소량의 법칙'. 간단하게 얘기하면, "생장에 필요한 여러 필수요소 중 가장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것이 성장을 제한한다." 또는 "가장 나쁜 환경 조건이 성장률을 통제한다"는 거지. — 좀 염세적인(?) 느낌의 이론이야. 그래서 이걸 인력에 비유하는 게 좀 꺼려지긴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프로젝트가 문제를 일으킬 때는 이만큼의 찰떡 비유가 없다고 생각해. 문제를 정량화한다는 측면에서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문제는 역량의 총량이 아니라 역량의 불균형에서 발생..

ZEN of UX 2021.08.25

ZEN of UX. 15 - 플래시 시대와 group 94를 추억하며

오래 이 일을 하던 사람이라면 플래시 시대를 기억할 거야.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까지는 정말 플래시 사이트의 전성기였지. 우리나라에서는 설은아 디자이너가 플래시를 미디어 아트에 도입해서 크게 회자되었고, 나중에 그녀의 회사 postvisual에서 '엽기적인 그녀'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대중적으로도 크게 흥행했던 기억이 있어. 기존의 테이블 구조였던 웹사이트들에 비해서 자유도가 높았던 플래시는 정말 최고의 도구였어. 게다가 GUI도 직관적이어서 약간의 학습만으로 자유롭게 원하는 모션, 인터랙션을 구현할 수 있었지. 하지만 근본적인 보안 이슈와 꼬일 대로 꼬인 언어환경 때문에 애플이 2010년 공식적인 거부를 선언하고 난 이후로 플래시는 현재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어. 개인적으론, 이 분야에 발을 들..

ZEN of UX 2021.08.03

ZEN of UX. 14 - 문화로서의 UX

언어(言語) ; 사상·감정을 나타내고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음성·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개발언어(프로그래밍 언어)가 'Language'로서 인정받는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거야. 사상과 감정을 드러내는 데 서투르기는 하지만, 비교적 언어의 정의를 충족시켜주니까 틀린 말은 아니겠다 싶어. 그렇다면, 개발언어로 만든 프로덕트가 만드는 담론인 'UX'도 언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측면에서는 개발언어보다 UX가 오히려 언어의 정의에 가깝지 않을까? 혼란, 좌절감, 성취감, 지루함, 갈등, 고민, 집중... 개발언어에서는 다루지 않는 감정적인 부분이 UX를 이야기할 때는 흔히 사용되니까 말야. 하지만 인풋-아웃풋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 언어로..

ZEN of UX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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