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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TF

Wicked : 첫 폰트의 추억

Curious ARTBRAIN 2020. 12. 11. 03:07

dafont에 기록되어 있기로는 2014년 6월에 업로드한 걸로 나오니까, 아마 2014년 초반에 만들었나 봐. 내 첫 폰트인 Wicked를 소개할까 해.


지금도 폰트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긴 하지만, 당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어. 폰트랩(Fontlab)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폰트를 만든다더라~ 하는 소문만 듣고, 맨 땅에 헤딩하듯 이것저것 만져보던 시절이었지. 다행히 이런저런 그래픽 툴을 써 본 짬이 있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폰트 자체에 대한 감각이 없으니까 테크닉은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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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나음보다 다름'이라, 특이한 걸 만들어 보고 싶었어. 그래서 어떻게 폰트에 개성을 줄까 하다가, 대문자와 소문자가 서로 다른 스타일인 폰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어. 디자이너로서 한 필드에 두 개의 폰트를 섞어 써야 하는 경우, 타입 패널 조작과 텍스트 입력을 오가는 게 참 성가셨는데, 간단한 조작을 통해서 두 개의 폰트를 (타입 패널 조작 없이) 쓸 수 있다면, 편하지 않겠어? ^^

능력이 모자르니까 세리프/산세리프는 못하겠고, 지오메트릭 산세리프/도형(?)의 구도를 생각했어. 소문자는 읽을 수 있도록, 대문자는 최소한의 도형을 이용해서 만들기. 크기 대비도 강하게, 소문자가 대문자 크기의 거의 두 배가 되게 만들었고, 대문자는 걍 시커매 보이도록 - 서로 변별력 없이, 멀리서 보면 다 점처럼 보이는 걸 의도했지. 그저, "서로 다르게 만들자"는 의도만 남은 셈이지.

대소문자를 반복해서 쓰기 쉽도록 했는데, 의외로 섞어쓰는 게 모양도 예쁘더만.

폰트를 사는 사람들도 이렇게 써 주길 원했지만, 이 의도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 ^^
생각보다 색깔이 잘 받아^^


처음으로 폰트도 팔아봤어.

PayPal을 통해서. 1불 이상만 달라고. 대신 작업물을 공유해 달라고 했어. 생각보다 성실하게 작업물을 공유해 주었고, '1불 이상'이라고 말했지만 다들 최소 20~30불은 주더라구. 

캐나다 출판사에서 발행한 SF 소설 표지
무슨 앨범 표지에 사용한다는데. 기억이 안나네.
대충 이렇게 쓰겠다... 는 거겠지? 응?^^

제작 의도와 실사용 사이에는 당연히 갭이 있게 마련이지. 역시 UT(User Test)는 중요한 것 같아. 버전 2를 만들어야 할 텐데,

그 당시보단 지금 더 노하우도 생기고 보는 눈도 생겼으니 당연히 성에 안 차는 폰트지만, 그래도 내게 많은 가능성을 보여 준 폰트라서 여전히 마음이 가는 폰트야. (폰트 다운로드는 dafont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