ときめ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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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2) : 2003년 이전

ARTBRAIN 2020. 12. 24. 23:55

화석급 작업을 꺼내 보니 나름 재미가 있네. ^^

오늘 소개할 작업들은, 너무 오래돼서 연도를 추측하기에도 애매한 작업들이야. 몇 년도 작업인지, 어떤 회사들 다녔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물론 갑근세 내역을 확인하면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기는 싫고^^) 그저 추억일 뿐이지 뭐. 내가 했었구나 하는 기억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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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장스님 웹사이트

제대하고 나서 프리랜서로 한 작업 같은데, 정확하진 않아. 늦어도 2004년 이전일 걸. 법장스님이 입적한 기록을 찾아보니 2005년이라서, 입적하시기 전에 꽤 오래 이 사이트가 운영되었으니, 얼추 2001~2002년도가 맞을 거야. 원래 천주교도였던 그림 동아리 후배가 갑자기 개종하더니, 조계종의 수뇌부와 연락할 정도로 불교계에 자리를 잡더라구. 그 친구 소개로 한 거야. 이후로도 "수덕사 조계종 문화유산 디지털 정리 작업"도 소개해 주고, 20대 후반에 내 돈벌이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 ^^ (ps. 조계종은 아주 후하게 비용을 주셨어. 감사)

썸네일만 남아있어. ^^ - (c) 조계종

 

2. 오산대학교 웹 브로슈어

OO프로젝트라고, 5명 규모의 에이전시에 들어가서 만든 웹사이트야. 왜 거기 입사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 이 프로젝트 딱 하나만 2달에 걸쳐서 하고 바로 나왔어. 4대 보험 없이 월 110만 원 받고. 온갖 잡일 다 하고. 에휴, 내가 어렸던 게지. 세상이 어떤지도 모르고. 아마도 내가 다니던 동국대학교 후문 바로 앞에 회사가 있어서, 심심할 때 동아리 놀러 가서 그림 그리려고 했던 것 같아. ^^

디자인 팀장이라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안 해. (못하기도 하고) 사장님이 남편이어서,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거였지. 심지어 기획자도 없어. 외주 기획자라고 있었는데, IA... 아니, 메뉴트리만 그려주고 잠적. 이 분은 오산대학교 담당자들과 인사만 시켜주고 본 적이 없어.

덕분에 정말 오만가지를 배웠지. 학생들 인터뷰해서 기사 만들고, 여기저기 캠퍼스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고, 게임 구상해서 플래시로 만들고, 일러스트 다 그리고. 심지어 사진이 모자라서 동국대 후배들 불러다 오산대 학생인 양 사진 찍고. 초짜가 갑자기 PM의 모든 업무를 파악하게 되었지.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랬는지 몰라. 덕분에 IT산업 프로세스 전반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 하하.

그래도 디자인 팀장이 저 노란 배경은 그려줬어. ^^

 

3. 웨딩 봄

영화할 때 연출부 시니어였던 형이 있었는데, 영화 끝나고 웨딩 사업을 하신대서, 싸게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어. 그런데, 아무래도 이 쪽 업무를 모르니까 자꾸 요구가 이상해지고, 결국 사이트는 열었지만, 그 형과는 소원해졌지. 아쉬워.

당시에 유행하던 팝업형 플래시 사이트. 이미지 위의 것은 로딩이야. ^^

 

4. 아직도 공개하기 무서운 ^^

국방부에 계신 선배의 부탁으로 만든, 워게임 관련 사이트야. 아는 사람은 알 테지만, 모의 전쟁을 화면 안에서 해 보는 거지. 실제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장교들이 보면서 부대를 지휘하는 걸 가상으로 해 보는 건데, 이거 생각보다 무섭더라구. 몇 명을 어디로 보내고, 몇 명이 죽었고. 승리 확률이 몇 %고. 그 데이터가 실제일 수 있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지.

보안 계약서를 여러 개 쓰고, 국방부 건물에 보름마다 출근하고.
사람들은 모두 나이스 했지만, 군대를 다시 가는 느낌이라 내내 무서웠었어. ^^

1024*768에 최적화 되어있대. ^^

 

5. 출판 광고 에이전시 S!gma

알음알음 연락하는 회사 동료의 소개로 간단히 한 회사 포폴 사이트. 업무 자체로는 기록할 만한 게 아니야. 늘 만들던 거 - 플래시로 사진 데이터 불러와서 분류 적당히 해 주고, 로딩 간편하게 해 주고. 작은 회사니까 운영이 쉽게 간단한 게시판 하나 설치해 주고. 

그런데 이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야. ^^

그 당시 중국에 디지털 붐이 불면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웹사이트를 표절해 갔는데, 이 사이트의 복제품이 중국에서 엄청나게 만들어진 거야. 나는 보안 쪽을 모르니까, 백엔드도 PHP 게시판으로 대충 때우고, 플래시도 단순, 운영 편의상 데이터를 밖에 두다 보니 베끼기가 엄청 쉬웠던 거지. 정말 똑같은 사이트를 중국에서 열댓 개는 본 것 같아. ^^

얇은 선들이 움직이면서 계속 다른 화면 구성을 만드는 방식이야.

 

이때 다른 일을 알아봤었어야 해. ^^
이렇게 오래 할 줄 누가 알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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