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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of UX

ZEN of UX. 11 - 꼬리잡기 게임을 업무에 적용하면

ARTBRAIN 2021. 4. 13. 02:24

일을 할 때마다 나는 꼬리잡기를 떠올려. 

1~4는 수행하는 인력이고, A~D는 수행해야 하는 태스크, 동심원의 중심은 우리 업무(서비스)가 지향해야 하는 핵심 가치라고 생각해 보자구.

1번 인력(최상위 의사결정권자 혹은 사업 입안자)이 핵심가치에 가까이 있지만, 태스크 D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업무가 종료되는 게임이야. 즉, 핵심가치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D, C, B를 하나씩 완료해야 나가야만 A에 도달할 수 있는 거지. (B~D가 없는 A는 허상에 가까워.)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1은 핵심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업무 전반을 실무의 눈으로 보기는 어렵지. A가 눈 앞에서 계속 알짱대기 때문에. ^^

인력 4는 엄청나게 고생해야 해. 할 일이 많거든. 그림에선 한 명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뒷번호일수록 인력이 많겠지?

하지만, 당연하게도, 일을 하는 동안 핵심가치는 계속 수정되게 마련이야. 내부의 문제일 수도 있고, 외부 환경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지.

1의 입장에서는 작은 움직임이지만, 4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해. 단순히 점선에서 실선으로 변경되는 게 아니라, 점선과 실선 사이의 색면 안에서 브라운 운동을 하게 되지. 즉, 단순히 방향을 수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가능성을 탐색하며 파상적으로 진행하게 돼.

그래서 일반적인 TOP-DOWN 방식의 프로세스에서는, 핵심가치에서 먼 인력일수록 더 많은 삽질 탐색을 하게 되고, 피로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그런데 만일 한 동심원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동심원은 핵심가치에 가까운 부분만 관리하고, 핵심가치를 후위에게 강요하지 않는 거지. 1은 2와 교집합 부분만을 공유하고, 하위로도 동일한 규칙을 적용한다면 어떨까. 각 단계의 인력은 일정한 범주만을 수행하면 되니까 피로도도 낮아지고, 각 영역에 대해서 전문성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DRI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 성원 각자가 모두 자신의 분야에 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는 방식) 개념이 이것과 비슷할 거야. 동심원을 포기하는 대신, 각각의 원을 확장해 가면서 모든 가능성을 장악해 나가는 거지. 이렇게 되면, 단일 목표를 파헤치는 건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여러가지 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두꺼운 가능성의 영역을 확보하게 돼. (또다른 비유를 하자면, 복서가 기술을 늘리는 대신 체급을 키우는 것과 같지.)

* 단, 이 경우는 높은 책임감과 전문성, 그리고 명확한 성과 계측 시스템이 필요할 거야. 

하지만, 각각의 전문성을 쫓고 핵심가치를 경원시하게 되면, 이런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어. 각각이 자신의 영역(태스크)에만 매몰되는 현상.

각각의 핵심가치를 스스로 정의해야만 하니, 일반적인 TOP-DOWN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미세 수정이 일어나게 되고, 이게 공유되지 않는 환경이라면, 각각의 역량은 증가할 수 있어도,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나머지 협업의 가능성이 옅어지겠지. 

즉, 하나로 계열화하는 힘이 여전히 필요해. (스티브 잡스같은 개인이 그 힘의 주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집단지성 또는 데이터가 그 힘을 다스리기도 해.) 

하지만, 그것이 '미리' 설정되기 보다는, 각각의 역량과 성장에 맞춰 재조정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일 거야. 위 그림에서 2-B는 묶여있지 않은데, 서비스는 그때그때 각 수행자+태스크를 유연하게 취사선택함으로써, 가장 예쁜 원을 만드는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해. 때로는 1,2,4를 하나로, 또 다른 때는 2,3,4를 하나로 묶어 생각할 줄 알아야 하지. 꼭 1~4를 한 원으로 묶을 필요조차 없어.

이것 역시 엄청난 단점이 있어. 언제든 잉여인력이 발생하는 것을 감내해야 하고, 엄청난 자본력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거야.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1) 이 그림처럼 각 성원이 핵심가치를 스스로 구성해서 그 반경 안에서 "알아서" 조정해 나가거나,

(2) 수고스럽더라도, 1이 2,3,4에게 수정될 좌표를 명확하게 (그리고 수시로) 알려줌으로써, 후위가 파상 운행을 하지 않고 스무스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리드하는 방법이 있겠지.

(1)이 각각의 역량에 기대는 거라면, (2)는 헤드의 소통역량을 강조하는 형태일 거야.


여전히 핵심가치를 가운데에 심어두고 가는 방법도 유효하고, 각각의 성원이 알아서 강강술래 대형으로 모이는 것도 유효하다고 생각해.

요즘 우리 분야에서는 애자일한 프로세스가 대세이긴 하지만, 모든 사업에 적용할 만한 방법론은 아닌 것 같고 단점도 많아. 때로는 올드해보여도 워터폴 방식의 행정이 맞는 경우도 있을 거야.

문제는 - 대부분의 경우, 프로세스가 가진 장단점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쪽에서 프로세스를 정의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 어떻게 프로세스 선택에 객관성을 부여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

팀을 운영하고, 사업 전개를 직/간접적으로 관찰하다보니, 어떻게 하면 삽질을 피하고, 동일한 목표를 향해 힘을 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돼.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 역시도 어떤 방법론을 채택해야 할지 매번 헷갈리는 것 같아. 특히, 개인적으로는 — 다음에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라서, 각 성원의 만족도가 일의 완성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 때문에 유난히 프로세스의 장단점을 민감하게 느끼는 것 같아. 

뭐, 좀 더 노하우가 생기면, 더 섬세한 조율을 할 수 있겠지. ^^

 

ps. 당연하게도 - 위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그냥 생각을 정리하려고 적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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