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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of UX

ZEN of UX. 24 - 2023 UX 트렌드 열 (두) 가지

ARTBRAIN 2023. 1. 16. 13:16

새해가 되면서 여러 기관과 사이트에서 '2023 UX 트렌드'를 발표하고 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모빌리티 비즈니스, 그리고 모빌리티 UX를 포괄하는 - 더 큰 개념으로서의 탈 디바이스화 : 각자의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자동차, 또는 공적인 장비로의 확장이야.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개념이지? DLNA가 논의되던 게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고, IoT와 AR/VR의 활용이 논의되던 때도 비슷한 얘기가 있던 터라 그닥 새로운 느낌은 아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활용과 규모가 이전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으니, 이제야말로 허브로서의 다양한 단말 확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최근 구글이 새로 발표한 안드로이드 오토 디자인(링크)을 보면 이런 트렌드를 조금 짐작할 수 있는데,  

애...플? - ©google

초기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의 구동 방식은 둘 중 하나였지. 스마트폰을 미러링 또는 확장하거나, 자동차 고유의 UI를 사용하는 방식. (주로 자동차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의 정보를 임베드해서 가져 오는 형식이었지만, canoo등 전기자동차에서는 스마트폰이 그 자체로 자동차의 메인 디스플레이가 되는 경우도 있어.) 하지만 OS가 점점 더 업데이트되면서 디바이스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아예 '허브'로서의 확장성을 염두에 둔 디자인을 만들었어. 물론 UI 자체는 - 지겹도록 반복되었던 모듈화의 방식을 차용했지만, 모듈화만큼 실용적인 확장 방법도 없으니까.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더불어 안드로이드 12L 버전도 출시했는데, 소개 페이지의 첫 마디가 An OS optimized for large screens(대형 화면에 최적화된 OS)라는 걸 보면, 구글이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뚜렷이 보이지. 갤럭시 폴드/플립처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지만, 이번에 구글이 픽셀 태블릿(링크1),(링크2)을 다시 만들려는 걸 보면, 이건 '허브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응이 주목적이지 싶어. 실무에서 잘 접할 수는 없지만, 메타나 아마존 등에서 가정용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탐구하는 흐름은 쭉 있어왔거든. nest를 인수한 2014년 이래로 구글은 꾸준히 이 분야를 파 왔으니, 이젠 뭔가 보여줄 때가 된 거 같아. 

Android 12L과 구글 nest - ©google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뭔가 큰 게 나올 것 같던  VR, AR은 어떻게 된 거지? 올해 메타버스는 한 템포 쉬어가는 걸까?

솔직히, 모바일에서 혁신을 이끌던 테슬라가 올해 CEO의 뻘짓(트위터 인수와 스페이스X의 확장으로 인한 자본 고갈)으로 인해 주춤하는 것이, 세계적인 메타버스의 흐름을 멈춘 이유가 아닐까 해. 애플은 매년 이 분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로블록스나 유니티 등의 가상현실 관련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걸 보면, 올해만큼은 가상현실, VR/AR에 대한 큰 이슈가 없을 것 같아. 게다가 IT업계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큰 비용이 들어가는 VR/AR에 대한 투자가 굳어진 것도 이유라고 생각해. 

AR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커머스 쪽에선 AR 덕분에 구매 전환율을 94%나 높였으니, 수치(링크) 상으로만 보면 매우 훌륭한 무기인 것 같지만, 아직 기술구현 단계로 보면 디테일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야. 좀 더 기다려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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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의 트렌드였다면, 이젠 이에 따른 세부 트렌드를 얘기해 볼까.

첫 번째로, 위에서 언급한 ② 탈 디바이스와 ③ 모듈화의 영향으로 인해, 크로스 플랫폼, 또는  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 같아. 네이티브 앱으로 전환하던 시기가 몇 년 동안 이어졌는데, 이제는 다양한 기술의 기본 플랫폼인 웹이 다시 부각될 것 같고, 표준성과 접근성이 가장 좋은 웹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해.

지금은 묻혀버린 뉴모피즘(링크) 기억해? 

@dribble

비록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나긴 했지만, 뉴모피즘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것도 이 '크로스 플랫폼'과 '웹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거라고 생각해.

뉴모피즘이 성취하려고 했던 건 1차적으로는 flat UI의 심플함을 유지하면서도 어포던스를 확보하려는 미적인 시도였지만, 기능적으로는 '촉각적인, 만질 수 있는' 디바이스의 기술 진보를 염두에 둔 것일테고, UX의 관점으로 보면, 정보 표현이 많아지는 추세 속에서 - 조작영역과 정보의 그루핑을 가장 단순한 '빛과 그림자'로 풀어 보려던 시도였을 거야. 하지만 뉴모피즘은, 예전보다 더욱 중요해진 접근성 문제를 이기지 못했고, 촉각으로서의 발전은... 사실상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 (햅틱 이후로 촉각적인 UX 도구는 거의 전무해.)  

뉴모피즘과는 다르게, 3D의 활용, 마이크로 인터랙션의 활용은 올해에도 계속 유행이 이어질 거야. 이제까지 3D는 별다른 기능이 없이 '형태를 표현'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의 3D는 마이크로 인터랙션과 결합하여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 같아. 이는 기술의 발달과 환경(데이터 환경이나 구현 난이도의 감소)의 변화로 인해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탐색될 것 같아. 제페토나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3D의 사용이 충분히 검증된 만큼, 일반적인 UX에서도 쓰임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멀린... ㄱ나니?

하지만, 모든 곳에 3D를 쳐바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여전히  단순한 그래픽타이포그래피의 역할 확대는 올해도 지속될 것 같아. 

예전에는 유저들이 '플레이'나 '꺾쇠' 정도만 학습없이 이해했지만, 요즘의 유저는 조금 어려운 기호 (share, hamburger, 3dot 등) 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어. 이런 '유저의 학습'은 점점 더 강화될 거고, 많은 UI 요소들이 단순한 그래픽으로 대체될 거야.

하지만, 여전히 '애매한' 은유들은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배척되기 때문에, 텍스트의 운용은 올해도 중요한 UX 디자인 요소가 될 것 같아. 아마도... 완전한 가상현실이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텍스트의 위상이 바뀌진 않을 것 같아. 종이책이 아직도 살아남는 것과 같지.


그리고, 올해 내가 가장 주목하는 마지막 트렌드 :
극단적인 라운딩의 사용 :

©macrumors

2021년부터 싹이 자라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트렌드가 되기 시작한 건 Dynamic Island(링크)가 그 시작이 아닐까 싶어. 

애플은 하단 모달이나, 하단 팝업 등을 통해서 이 실험을 꾸준히 했고, 다이내믹 아일랜드에서 그 절정을 보여주었어. 목적은 단순하지 - 디바이스와 UI의 자연스런 연결. 공교롭게도 안드로이드도 비슷한 UI 언어를 계속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번 Material 12에서는 보다 온전한 형상을 제시하고 있어.

@9to5google

애플이 좀 젊잖은 톤이라면, 머티리얼의 톤은 보다 경쾌한 쪽이야. 워낙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충격이 컸던지라, 안드로이드가 애플의 fast follower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디자인 형태로만 보면 안드로이드가 더 확장성이 높고 효율도 좋은 것 같아. 

드리블 발췌 - 저작권은 각 디자이너(들)에게

이미 드리블이나 비핸스 등에는 극단적인 라운딩을 활용한 UI 디자인이 활발하게 탐구되고 있어.

대부분 경쾌한 톤이지만, 길쭉한 타원으로 사용하는 캡슐 모양 섬네일이나, 윗쪽은 원형이고 아랫쪽은 사각형인 아치형 섬네일은, 우아하고 calm 한 디자인으로서 출판 디자인과 연결되기도 해.

올해는 이 '큰 라운딩'이 적극적으로 모색될 것 같고, 다이내믹 아일랜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iOS 쪽에서 더 활발한 탐색이 이뤄질 거야. 안드로이드 기반인 우리나라(?)에서는 Material 12가 공개된 이후부터 활발하게 시도될 것 같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올해 경기로만 보면, 이런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아무래도 불황일 때는 안정적인 시도가 주류가 되니까.)


위 내용들을 연결해 생각하다 보면, 마진 없는 디자인도 OS 측면에서 논의되지 않을까 싶어.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OS가 발전한다면, 플랫폼이 마진을 갖고, 각 앱들은 마진이 없는 방향으로 발전될 수도 있을 거 같아. 위 드리블 이미지 네 개 중 첫 번째와 마지막 이미지는 디바이스 베젤을 마진처럼 활용하고 있는데, (극단적이긴 하지만) 멀티 앱 화면이 표준이 되면, 앱 내 마진은 사라질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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