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두 방향에서 공부하고 있어.
하나는 시각적인 구현이고, 다른 하나는 논리적인 협업자 생성이야.
물론, 전자가 나한테는 재밌어.
평생 해 온 게 '예쁜 것, 좋은 것, 이치에 맞는 것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는 일'이었으니, 요즘 AI들로 만들어 내는 그림이나 영상을 보면 참 만시지탄이자 감개무량이야. 그림을 배우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참 매혹적이야.
... 그래, 아이디어. 사실이 아니거나 일부에게만 사실인 구상(concept).
오래된 아티스트 +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면, 말꼬리를 잡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 이 문장 "그림을 배우지 않고도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이 환상적인 문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한 말이라는 걸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어. ^^
AI는 그림을 배우지 않은 이에게 '환각'을 줄 수는 있어. 그 환각은 정말 실재와 (물리적으로 해부학적으로 기능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네가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게 아니야. 애초에 (미술을 배우지 않은) 일반인은 '원하는 이미지'가 뭔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알아, 이거 되게 특권의식이고, 일방적인 판단일 수 있어. 심지어 일반인들의 기준에서는 차별적인 언사일 수도 있어. 그런데, AI를 파고드는 여러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아주 짧게 하고 싶어서 조금 격하게 비약적으로 말하는 것인데 ;
함정에 빠지지 않길 바라.
'대중들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는 걸 자신의 생각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상황'만큼은, 당신이 피했으면 좋겠어.
물론, 이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
하지만 AI 시대에는 '남들도 입으니까' 수준의 인식이 아니라, "이건 내 아이디어이고, 내 취향이고, 내 선택이고, 내 미감이야"라고 주장하는 리플리 증후군 환자들이 범람할 것 같아서 걱정돼. (뭐 요즘도 흔하게 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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