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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PTF

개선의 즐거움, 수행의 아쉬움 - Fint

Curious ARTBRAIN 2021. 1. 21. 22:34

볼드피리어드로 이직한 이후 Fint 애플리케이션을 약 18개월간 고도화, 유지/운영했어. 프로젝트 시작부터 참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전 회사와의 정리가 안된 탓에 1차 알파를 올린 2019년 4월부터 함께 했고, 2020년 9월에 이관하고 종료했지. 디셈버라는 신생회사와 협업 체계로 진행했는데, 개발은 디셈버에서, BX와 UX는 볼드피리어드에서 진행했고, 현재는 디셈버가 모든 직종을 내재화해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어.

한창 핀테크 열풍이 있었잖아. 뱅크샐러드도 그렇고 AIM도 그렇고, 어려운 시기에 돈을 '알아서' 관리해 주겠다는 서비스들이 난립했지. 하지만, 대개의 서비스는 유저가 'execute' 해야만 돈이 집행되는 것에 비해, 핀트는 정말 '알아서' 투자를 해주는 서비스였어. 말 그대로, 투자'일임'서비스. 디셈버가 가지는 장점은 '아이작'이라는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해서 자산 운용을 해주는 건데, 이게 사람의 개입보다 좋다나봐. 휴먼 에러가 없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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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알파는 주로 일러스트 위주로 진행되었어. 볼드피리어드에 전문 UX 멤버가 부족했던 시기여서, 일러스트를 위주로 한 접근이 유효했던 것 같아. 연말에는 IF award에서도 수상했지.

© December, Boldperiod


브랜딩을 잘 마무리했지만, 아무래도 짧은 시간에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통해서 앱을 만들다 보니, UI/UX 관점에서 볼 때 아쉬운 점이 많았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부터 파일을 인수인계 받고 조금 답답한 마음이었지만, 막상 진행해 보니, 개선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어. 오히려 우리 쪽에서 빠른 개선 및 전환을 요구했지만, 사업적인 판단이 신중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아주 천천히, 조금씩 개선할 수 있었지. 

홈 화면과 계좌보기 화면 변화 - © December, Boldperiod


첫 알파는, 솔직히 너무 문서 같았어. 첫 화면을 일러스트로 가득 채운 건 참신한 시도였지만, 정보를 보여주는 건 단순한 웹페이지에 가까웠지. 정보를 나열하기 위해 만든 검은 그라데이션을 삭제하고, 정보를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영역을 재편하고, 정보 간 위계를 두고, Page to Page 구조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트랜지션을 도입했어.

캡쳐 과정에서 채도가 떨어진 거야. 실제로는 쨍해 - © December, Boldperiod


Teal컬러 (민트색?)를 기반으로 하는 UI는 명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컬러 룰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어. 네이비 면을 쓰는 경우는 넓게 쓰고, 명시성이 떨어지는 틸 컬러는 가급적 흰색 면과 만나지 않게 조정하고. 그대신 이벤트성 모듈에 틸 컬러를 몰아넣었어.

캡쳐 채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는데, 쉽게 캡쳐하기 위해 Figma에서 간단히 편집하고 올리는 과정에서 컬러 프로파일이 틀어지는 탓도 있고, 원래 BI 컬러가 Display P3 기준으로 작업해 놔서 색상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해. 내 캡쳐 에러는 그렇다 쳐도, 요즘 쨍한 색 쓰느라 일반 환경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채도를 쓰는 BX 결과물들이 많아져서 걱정이야. BX 쪽에서도 이제 디지털 적응을 해야 할 텐데.

백년만에 인스타 배너같은 것도 해보고 - © December, Boldperiod


양쪽 다 작은 회사다 보니,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일을 수행했는데, 퍼포먼스 마케팅 (으~ 싫어) 배너도 만들고, 인스타용 배너도 만들고, 핀테크 박람회용 아이패드 앱도 만들고, 현수막도 만들고... 이런 경험이 몇 년 만인지^^ - 디자이너 둘이서 으쌰으쌰 하면서 열심히 했던 것 같아. 

하지만, UI 개선, UX 완성을 위해 달려가다가 갑작스러운 이슈로 인해 일을 놓게 됐어. 최소한 1~2년 정도는 개선할 생각으로 천천히 가고 있었는데 말이지. 내부적으로는 "이건 올해 말, 저건 내년 초~" 식으로 계획을 잡아가면서 설계를 했기 때문에, 작업하는 모든 것이 미래를 위한 예비작업이었는데, 정작 본론을 진행하려니 일이 끝나버린 거지. 

업무를 종료하고 나서, 한두 달 동안은 자주 들어가서 '잘하고 있나' 지켜봤어. 에휴, 한숨만 나왔지. 아직 팀 구성이 안 끝난 모양이더라구.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나마 좀 볼만한 정도가 되었지만, 우리가 쌓아놓은 지반과 다르게 설계되는 걸 보면 참 회한에 젖게 되지. 에구, 저쪽이 아닌데. 왜 저렇게 무리하게 트는 걸까...

아무튼, 18개월간 아주 나이스한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했고, 괜찮은 분들과 일해서 아픔 같은 건 남지 않았어. 전 회사 마지막 프로젝트의 상처도 덕분에 많이 치유된 것 같고. 단지 이 프로젝트를 완성시킬 수 있었는데 갑자기 끝나버린 것. 해소할 수 없는 아쉬움만 남아 있지.

디셈버 여러분들, 건승을 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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