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ck 키보드 구매와 이어지는 추가 구매 물품에 대한 이야기야.
키보드 자체에 대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라.
키보드 구매 버튼을 누를 때부터 이 키캡은 내 장바구니 안에 있었어. 옛날 애플 키보드의 감성을 이어받는 동시에 동글동글한 모양이 제대로 취향저격. 영문만 있는 버전과 영일 병기 버전이 있는데, 영일버전이 기본이고, 영문 알파벳 키는 별도 구매하는 옵션이야. 일어가 나름 엑조틱한 감성을 주기 때문에 굳이 영문 키캡을 추가해서 사지 않았어.
KBDfans에서 파는 제품이고. 예쁘지만 비싸. 키캡이 이렇게 비싼 물건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 (공홈에서 사면 내부 보험도 별도 부담해야 하고, 결제 절차도 복잡하고, 사후 처리도 고달프다는 리뷰들이 있어서, 그냥 쿠팡에서 구매했어. 약간 돈을 더 쓰긴 했지만, 이게 안심이 됐어. 중국 직구는 항상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ㅠㅠ)
키캡을 바꾸니 키감도 조금 달라지는데, 경도가 높은 재질이라서 원래 키캡보다 더 큰 소리가 나. 대신 피드백이 분명하게 느껴져서 좋아. 그렇다고 누르기 힘든 건 아니고. 딱 원하던 반발감. 예전에 잠깐 체리식 키캡을 끼워 본 적이 있었는데, 키감은 훨씬 좋아지지만 트래블이 길어서 피로도가 높아지더라구. 원래 키캡도 타건감이 좋았지만, 이 키캡을 끼우니 뭔가 도로로로~ 하는 키감이 되었어. 원래 깊고 쎄게 누르는 편인데, 왠지 이 키캡은 구름타법으로 쳐야 할 것 같달까. 암튼, 키감은 충분히 만족.
끝까지 마음 속에서 경쟁을 펼쳤던 키캡이 Extended 2048이었는데, 이건 가격이 더 사악한데다 MT3 프로파일(아래 오른쪽 사진)이라서, 행마다 옆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오쏘 키보드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포기. 그런데 디자인이나 퀄리티로는 이게 더 맘에 들어. 게다가 이건 7월 쯤에나 배송을 시작한다고 해서... 그만큼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난 그다지 참을성이 없어서. ^^ (오늘은 3월13일)
* 솔직히, extended 2048은 가격이 너무 쎄. 알파벳키, 넘키, 아이콘키를 각각 따로 파는 건 실용적인 것 같지만, 원하는 파트를 다 사면 웬만한 하이엔드 키보드 값이 나와.
비싼 값에 키캡을 사기는 했지만, 낭비가 좀 심해. 고작 47키인데 백 개 남짓한 키캡이 오니까. 이건 만든 사람의 잘못이라기 보다 내 잘못이 더 크지. 오쏘 키보드용 패키지가 있었다면 좋았겠다 싶어.
Extended 2048처럼, 필요한 파트만 사는 구조가 되어야 해. 마치 애플이 충전기 빼는 거랑 비슷한 전략인데, 애플이나 얘네들이나 - 결국엔 그렇게 쪼개 파는 게 환경 입장에선 좋은 거니까 뭐라 하기도 그렇고. 영리하다 해야 하나 치사하다 해야 하나. ㅎㅎ
남는 키캡을 활용하려고, 선물 받았던 Varmilo 넘패드 키캡을 싹 바꿨어.
tab, =, 곱하기, 나누기, 0 키는 그냥 비슷한 다른 키로 때웠는데, 나쁘지 않아.
이렇게 넘패드 하나를 채우고도 절반 정도가 남은 것 같아. 1U, 2U가 아닌 것은 전부 다 남은거지.
특히 스페이스 키는 길이와 색깔이 다른 게 여러개 있는데, 버리기도 아깝고, 줄 사람도 없으니 좀 찜찜해.
손재주가 있었다면 뭐라도 만들었을텐데. (갑자기 손재주가 생길까봐 아직 갖고는 있지만... ㅎㅎ)
오리지널 Planck 키캡은 글자 부분이 투명해서 RGB LED 컬러가 아주 분명하게 올라오는데, 이 키캡은 완전히 빛을 막아줘. 일반 키캡은 애매하게 투과되어서 어색한데, 애매한 것보다는 완전히 차단하는 게 낫지.
스위치도 조금 샀어.
키보드와 키캡이 워낙 비싸서, 스위치는 정말 싼 느낌이야. 4~5불이면 알리에서 살 수 있으니까. (시간과 가격을 맞바꾸는 매직, 배송이 한달 걸림. 아직도 도착 안함) 요즘 힙하다는 황축을 사봤어. 핫스왑 키보드를 사니까 이런 재미가 있는 거 같아. Planck는 카일 박스 적축으로 샀는데, 내게 딱 맞는 키감이라고 느끼곤 있지만, 더 잘맞는 게 또 있을까 싶어서 호기심에 사 봤어. (이러다가 덕질 하는 거지^^)
이제... 케이블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여기가 끝이지 싶은데. ^^
왜 이런 형태가 필요한지 이해가 안가. 왜 필요한 걸까? 저항이 어쩌고 전하가 어쩌고 하던데, 그냥 다들 '간지'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막상 사게 되면 뭔가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해서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중이긴 한데. 블루투스 시대에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하지만 ^^
(3부에 계속)
ps. 플랭크 키보드 이미지를 검색하면, 위와 같은 배열로 사용하는 사람이 꽤 많더라구. 숫자키를 상단에 배치하는 대신, 중앙에 펑션키를 몰아두는 방식이야. 디자인할 때 치수를 숫자로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은근 불편하더라구. 이렇게 숫자를 꺼내놓으면 숫자와 기본 기호에 바로 접근할 수 있으니 좀 낫지 않을까? 게다가 펑션키 위치가 양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니까, 잘만 익히면 괜찮을 줄 알았어. 열심히 키캡 재배치하고, 키 매핑하고, 리셋해서 써 봤지.
덩해뮿솨 백두신이 ㅁ,루ㅡㄱ깋고홋 히응,ㄴ리 조류라k 루히 ㅇ,허ㅏ나에
10분을 연습하고 쓴 애국가야^^ 이렇게 쓰는 사람들, 진심 존경!
오른쪽 구석에서 엔터와 백스페이스를 찾는 버릇은 둘째치고, 중간에 있는 펑션키를 자꾸 누르는데다, 맨 아랫 열이 좌우로 두 칸씩 밀리기 때문에 (원래라면 J 아래에 M인데, 이렇게 구성하면 J 아래에 B가 와) 모음이 계속 틀려.
오랫동안 연습하면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써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부류가 있단 말이지? 내가 쓰는 툴을 기준으로 가장 합리적인 키배열은 무얼까? 디자이너의 키보드는 최소 몇 키가 있어야 할까? (47키보다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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