ときめ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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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모아뒀던 Quote 모음, Since 2009

ARTBRAIN 2021. 1. 27. 20:27

140자로만 쓸 수 있다지만 사실은 더 쓸 수 있는 트위터. 2010년 이후로 쌓인 것 중에 Quote만 모아서 정리함. 나름 의미가 있겠지. 나를 위로했던, 내게 깨달음을 주었던. 내가 사랑했던 글들.

누구에게든 본질적이고 필요한 것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은 했는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원에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바를 아는 것이다. ( …… ) 즉 단순 숭배의 종교는 ‘신의 호의’를 추구하지만 사실상 그리고 본질상 행동하지 않고 기도와 욕망만을 가르친다. 여기서 인간은 죄의 용서를 통한 것이라 할지라도 더 선해질 필요가 있다.

- 데리다의 <신앙과 지식> 중에서

데리다가 칸트를 인용한 글, 결국은 '너나 잘해'. 

쾌락의 추구는 무기력한 감각 또는 인간에 대한 경멸에서 유래한다. 한편, 잠은 순수한 쾌락이다. 기가 막힌 여행이고 반드시 돌아오는 여정이다. 그리고 치유다. 잠은 맑은 쾌락이다.

- 미상

아무리 찾아도 누구의 말인지 나오지 않는다. 기억이 안나.

예술은 삶의 확인이어야 한다. 그 외의 것을 가져다 주는 시도이어서는 안되고 ( …… ) 우리가 지금 영위하는 이 삶을 눈뜨게 하는 단순한 하나의 방법이어야 한다. 정신과 욕망의 간섭으로부터 멀어져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이 삶은 진실로 훌륭한 것이다.

- 존 케이지

일반적으로 종교가 수행한다고 생각하는 대개의 일을 실제론 예술이 수행한다. 물론, 모든 예술이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은 '워라밸'이라고 하면 칼퇴근을 생각합니다. 저는 완전히 반대예요. 칼퇴근이 그렇게 소중하면 회사 가지 마세요. 왜 그렇게 재미없고 힘든 회사를 '칼퇴근'을 열망하면서 다니나요?

- 핑크퐁 김민석 대표

'워라밸'이라는 조어는 삶과 일을 배타적인 관계로 규정한다. 삶 속에서 일이 상당한 의미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The reward of our work is not what we get, but what we become.

- Paulo Coelho

일은 사라지는 계단이다. 어디론가 우리를 데려다 놓고, 금세 사라진다.  

"물리학과 수학의 관계는 섹스와 자위의 관계와도 같다는 말이 있지"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수학적인 탐구는 공허하단 말인가요?"
"학부 동안은 수학만 죽어라 파게 될 거란 얘기란다"

- SMBC

긴 학문을 하고 싶었다. 이를테면 수학이라던가, 물리학이라던가. 능력은 없지만. 

Creativity is the most sought-after leadership quality in business.

- Randy Cohen

이 문장을 서울 사대문에 내다 걸자. 크리에이티브를 리더십의 요건으로 요구하는 걸 평생 본 적이 없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세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했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힘든 연민.

- 버트란트 러셀

그의 인생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인생 끝날 즈음 대충은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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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는 어떤 면에서 르네상스적인 인물이라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런 점에서 가장 훌륭한 기획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기심에 가득 차 오래 기획을 하다 보면 자연히 폰트를, 그리드를, 카피라이팅을, 마케팅을, HTML을, 쿼리문을, DB 구조를, 네트워크의 OSI 7 Layer를 알게 됩니다. 일을 제대로 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혹시 “몇 년을 해도 나는 아직 그거 모르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그동안 일을 ‘제대로’ 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 …… ) 기획자는 파워포인트로 UI를 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용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 사용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만이 줄 수 있는 절정의 경험을 하게 하는 것, 사용자의 입에서 ‘아하’하는 감탄사가 튀어나오게 하는 것, 그것이 기획자가 하는 일입니다.

- 박태웅 KTH 부사장

IT계의 전설적인 동물 '기획자'에 대해서. 이 분이 말하는 능력치의 절반이라도 가진 기획자를 난 본 적이 없다. 

어머니 시대의 디자인에는 디테일에 대한 심사숙고가 럭셔리를 판단하는 기준이었다면, 현재의 럭셔리는 환경과 경제 같은 더욱 이성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 올리비아 퓌망

21세기에 들어선 지도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이 생각을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 그렇게나 많더라구. 

이 세상의 비극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 오스카 와일드

욕망은 동력이다. 물론 동력에는 인격이 없다.  

이제 나는 무자격에 대해서는 이골이 났지만, 내가 진정 싫어하는 것은 무자격이 지겨운 독선과 결합할 때이다.

- 파울 파이어아벤트

2013년 말에 한 해를 정리하며 선택했던 문구. 그리고 아직도 이런 경우를 숱하게 만난다. 

포도로 포도주를 만들고
숯으로 불을 피우고
키스로 인간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인간의 뜨거운 법칙이다.

- 폴 엘뤼아르

몇가지는 했다만, 정말 했는지는 모르겠다.  

임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미는 이별의 창조입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중에서

메멘토 모리. 피닉스는 없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 김현성,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1집의 가사지만, 나는 작사가 김현성의 시라고 생각하고 싶다.

산비둘기 두 마리가
정겨운 마음으로
서로 사랑했습니다

그 다음은
차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 장 꼭도

좋은 것을 말하고, 슬픈 것을 적게 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삶은 그 반대가 더 쉽다.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나를 달래는 건 오직 나 스스로지만, 나는 그다지 순수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지옥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 방치 자체가 지옥의 구성 요소가 될 것이다. 과장된 불평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일은 그 자체로 폭력이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어떤 책의 서평인데, 전반적인 내용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위 문장만은 유난히 명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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