ときめき。

Art, Design, Essa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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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5) : 로고 모음, 어쩌다 보니

군내나는 마지막 시리즈. 우연히 만들게 된 로고들 모음. 디자인 일을 하다 보면, 로고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 요즘에야 다들 BX 회사에게 맡기지만, 로고의 중요도가 낮거나 디자인과의 통일성을 위해서 UX 디자이너에게 함께 맡기는 경우도 많아. 재밌지 뭐. 전공 작업이 아니라서 부담은 되지만, 로고를 만들어서 아이덴티티의 전체를 만들고 싶을 때가 있어. 프로덕트 디자인이 다 끝났는데 갑자기 생뚱맞은 로고를 가져오면 참 그것도 감당하기 어렵거든. ^^ 1. BOUD - 제품 디자인 회사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이사님이 독립해서 제품 디자인 회사를 차렸어. 그래서 간단히 로고를 만들어 드렸지. 지금은 이 로고를 발전? 시켜서, 상용 폰트를 사용한 로고를 사용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회사가 승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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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4) : 아트워크 모음^^

본디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었으므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뭔가 그리고 싶은 충동이 있어. 할 줄 안다고 다 했다가는 호구 잡힌다는 사회의 생리를 익힌 다음에는 안 하게 됐지만^^ 적어도 10년 전까지는, 가능하면 그림을 그려보려 노력했던 것 같아. 오늘은 아트웍 하려 했던 걸 모아볼까 해. 1. 도너스 캠프 메인 배너 쓸 수 있는 게 아사달 일러스트랑 도너스캠프 캐릭터 밖에 없어서, 배경이라도 예쁘게 만들어야겠다 싶었어. 그래서 메인 배너 폼을 좀 특이하게 짰지. 오른쪽 나무가 그 '아사달' 일러스트고, TV에서는 영상이 돌아가고, Events 부분은 길게 늘여 뽑을 수 있게 만들었어. 당연히 마스코트는 고개를 계속 까딱거리고. ^^ 2. Inpix 베타 웹사이트 에이전시 Inpix는 내가 들어갈..

IMG 2020.12.25

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3) : IDR group, 2008

숙명여대 근처에 있던 이 회사는, 내 방을 준다고 해서 입사했어. ^^ 회사 안에 내 방을 갖는 게 로망이었거든. 왠지 성공한 인생 같잖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장님이 자기 방 비워준 거. ^^) 그런데 막상 입사해 보니, 사내 문화가 너무 이상하더라구. 전혀 섞이지 못하겠는 거야. 텃세 있는 회사는 다니는 게 아니구나 - 이때 깨달았지. 그래도 업무적으론 이런저런 시도를 할 수 있었어서 1년쯤 다니다 퇴사한 것 같아. 외국의 GUI 회사나 SK와의 연이 있어서, GUI 경력으론 도움이 좀 됐거든. 그 당시 업계는 아이폰을 만만하게 보던 시절이라, 우리나라고 외국이고 간에 '아이폰 게섯거라~' 하려는 시도들이 많았지. 이 회사에서는 주로 Verizon, UT Starcom 등과 협업해서 GUI적인..

IMG 2020.12.25

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2) : 2003년 이전

화석급 작업을 꺼내 보니 나름 재미가 있네. ^^ 오늘 소개할 작업들은, 너무 오래돼서 연도를 추측하기에도 애매한 작업들이야. 몇 년도 작업인지, 어떤 회사들 다녔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물론 갑근세 내역을 확인하면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기는 싫고^^) 그저 추억일 뿐이지 뭐. 내가 했었구나 하는 기억만 있는. 1. 법장스님 웹사이트 제대하고 나서 프리랜서로 한 작업 같은데, 정확하진 않아. 늦어도 2004년 이전일 걸. 법장스님이 입적한 기록을 찾아보니 2005년이라서, 입적하시기 전에 꽤 오래 이 사이트가 운영되었으니, 얼추 2001~2002년도가 맞을 거야. 원래 천주교도였던 그림 동아리 후배가 갑자기 개종하더니, 조계종의 수뇌부와 연락할 정도로 불교계에 자리를 잡더라구. 그 친구 소개로 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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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1) : 애니파인더 시절 2005~2007

외장하드를 날려 먹고, 2만 원짜리 복원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간신히 살렸는데. 파일명이 죄다 이렇게 ㅠㅠ 그나마 위 이미지는 파일 형식으로 분류까진 끝낸 상황이야. 여기까지 하고 정리를 포기했어. 필요 없는 것들도 너무 많고, 겹치는 것도 너무 많아서. ㅎㅎ 뭐 중요하겠어? 10년도 더 된 작업들이고, 그때 포폴을 엇다 쓸 일도 없고. 누가 날 뽑을 때, "그래서... 2000년대 중후반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라고 물어볼 것도 아니고 말이지. ^^ 그래도, 기록 삼아 몇 개만 올려 보려고. 재밌잖아. 연도도 정확하지 않은데, 푸터에 달려 있는 카피라이트 보고 대충 유추하는 거야. 애니파인더라는 회사였는데, 대리였지만, 윗 직급이 없어서 사실상 팀장 역할을 했었고, 세상 무서운 줄 몰라서^^ 차장이고 ..

IMG 2020.12.24

Celestine : 여전히 모자란

폰트 만드는 데 매너리즘이 왔어. 독학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러다가, 이제까지 시도해 본 폰트 중에 슬라브 폰트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 세리프는 내 능력에 너무 어렵지만, 슬라브라면 가능할 것도 같았지. 산세리프 폰트에 획만 더 추가하면 되는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야. 아무래도, 없어도 되는 자리에 슬라브를 두게 되니까, 커닝 등 간격이 애매해질 수밖에 없지. 슬라브라는 폰트 문화 자체가 내게 익숙하지 않아서, 슬라브를 더하는 행위가 피상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슬라브를 놓은 위치는 가급적 서체의 안쪽으로 두는 게 안전할 것 같았는데, 그러다 보니 더 이상해 보여서, e, q, D 등의 슬라브를 바깥으로 향하게 했어. e의 가운데 획을 길게 뽑은 건 억지 같기도 했지만, q와 D는 일반..

IMG 2020.12.24

Plan High : 짧고 깊게 패인 교훈

여느 포트폴리오 사이트들과는 다르게 - 프로젝트의 상세한 내용보다는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소회를 적으려다 보니, 필연적으로 상처와 아쉬움을 말하게 되네. 큰일이야, 포트폴리오가 점점 더 어두워져 가고 있어. ^^; 물론 모든 프로젝트마다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지, 어떤 상황에서도 나름 얻는 게 있고, 이룬 게 있는 법이잖아. 실제로도 나는 그간 많은 성취를 이뤘고, 지난 20년 동안 4~50개의 국내외 어워드를 수상했으니, 혹자는 내가 너무 궁상맞다고 생각하기도 할 거야. 그런데... 사실, 프로젝트의 기쁨은 금세 휘발되는 것 같아. 아무리 대단한 성취라 하더라도, 또는 그 성취를 금전적으로 돌려받더라도, 아쉬운 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거 - 이 직업이 그런 숙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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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cked : 첫 폰트의 추억

dafont에 기록되어 있기로는 2014년 6월에 업로드한 걸로 나오니까, 아마 2014년 초반에 만들었나 봐. 내 첫 폰트인 Wicked를 소개할까 해. 지금도 폰트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긴 하지만, 당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어. 폰트랩(Fontlab)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폰트를 만든다더라~ 하는 소문만 듣고, 맨 땅에 헤딩하듯 이것저것 만져보던 시절이었지. 다행히 이런저런 그래픽 툴을 써 본 짬이 있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폰트 자체에 대한 감각이 없으니까 테크닉은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구. 나는 항상 '나음보다 다름'이라, 특이한 걸 만들어 보고 싶었어. 그래서 어떻게 폰트에 개성을 줄까 하다가, 대문자와 소문자가 서로 다른 스타일인 폰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어. 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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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 하룻밤의 도움. 내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중앙일보를 힘겹게 끝낸 후 컨디션을 추스르고 있었을 때야. 마냥 슬픈 시기였지. 번아웃과, 삶의 불안감이 겹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10여 년의 경력이 아깝기는 하지만 - 새로운 일을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빠르면 3년, 길어야 10년 주기로 개편되는 이 분야의 특성, 즉, 물성 없이 금방 휘발되는 이 일이 과연 의미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제껏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며 상실감과 회의에 빠져 있던 때였어. 그러던 어느 날, 옆 팀이 눈에 들어왔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거든. 새 프로젝트를 맡은 모양인데, 갓 책임을 단 시니어 한 명과 주니어 세 명으로 구성된 디자인 TF는 이미 충분히 지쳐 보였어. 일주일 동안 새벽까지 일한 모양인데, 전혀 진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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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지우기 어려운 상처와 연민

내 페북이나 이전 웹사이트들을 본 사람, 또는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꽤 오래전에 중앙일보 디지털 개편 사업을 총괄 디자인했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한참 동안 힘들어했었어. 견디기 힘든 비합리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권력구조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였는지를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는 상황을 겪고 나니, 내 인생의 모든 게 비합리적인 결과로 끝날 수 있겠다는 불안감과, 나의 미래 역시 의지보다 운명이겠구나 싶은 끔찍한 감정을 한참 달고 살았던 것 같아. 게다가 어리석게도, 비합리적인 상황을 이겨보겠다고 부득불 온갖 내 역량을 쏟아부은 프로젝트이기에, 이후에 큰 도전과제가 생기면 마치 가정폭력을 당하고 자란 어린이처럼 어둠 속으로 움츠러드는 버릇까지 생겼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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