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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Philosophy, Design, Font, Essay, Opinio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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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2) : 2003년 이전

화석급 작업을 꺼내 보니 나름 재미가 있네. ^^ 오늘 소개할 작업들은, 너무 오래돼서 연도를 추측하기에도 애매한 작업들이야. 몇 년도 작업인지, 어떤 회사들 다녔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물론 갑근세 내역을 확인하면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기는 싫고^^) 그저 추억일 뿐이지 뭐. 내가 했었구나 하는 기억만 있는. 1. 법장스님 웹사이트 제대하고 나서 프리랜서로 한 작업 같은데, 정확하진 않아. 늦어도 2004년 이전일 걸. 법장스님이 입적한 기록을 찾아보니 2005년이라서, 입적하시기 전에 꽤 오래 이 사이트가 운영되었으니, 얼추 2001~2002년도가 맞을 거야. 원래 천주교도였던 그림 동아리 후배가 갑자기 개종하더니, 조계종의 수뇌부와 연락할 정도로 불교계에 자리를 잡더라구. 그 친구 소개로 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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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나는 옛날 작업들 (1) : 애니파인더 시절 2005~2007

외장하드를 날려 먹고, 2만 원짜리 복원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간신히 살렸는데. 파일명이 죄다 이렇게 ㅠㅠ 그나마 위 이미지는 파일 형식으로 분류까진 끝낸 상황이야. 여기까지 하고 정리를 포기했어. 필요 없는 것들도 너무 많고, 겹치는 것도 너무 많아서. ㅎㅎ 뭐 중요하겠어? 10년도 더 된 작업들이고, 그때 포폴을 엇다 쓸 일도 없고. 누가 날 뽑을 때, "그래서... 2000년대 중후반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라고 물어볼 것도 아니고 말이지. ^^ 그래도, 기록 삼아 몇 개만 올려 보려고. 재밌잖아. 연도도 정확하지 않은데, 푸터에 달려 있는 카피라이트 보고 대충 유추하는 거야. 애니파인더라는 회사였는데, 대리였지만, 윗 직급이 없어서 사실상 팀장 역할을 했었고, 세상 무서운 줄 몰라서^^ 차장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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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stine : 여전히 모자란

폰트 만드는 데 매너리즘이 왔어. 독학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러다가, 이제까지 시도해 본 폰트 중에 슬라브 폰트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 세리프는 내 능력에 너무 어렵지만, 슬라브라면 가능할 것도 같았지. 산세리프 폰트에 획만 더 추가하면 되는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야. 아무래도, 없어도 되는 자리에 슬라브를 두게 되니까, 커닝 등 간격이 애매해질 수밖에 없지. 슬라브라는 폰트 문화 자체가 내게 익숙하지 않아서, 슬라브를 더하는 행위가 피상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슬라브를 놓은 위치는 가급적 서체의 안쪽으로 두는 게 안전할 것 같았는데, 그러다 보니 더 이상해 보여서, e, q, D 등의 슬라브를 바깥으로 향하게 했어. e의 가운데 획을 길게 뽑은 건 억지 같기도 했지만, q와 D는 일반..

IMG 2020.12.24

Plan High : 짧고 깊게 패인 교훈

여느 포트폴리오 사이트들과는 다르게 - 프로젝트의 상세한 내용보다는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소회를 적으려다 보니, 필연적으로 상처와 아쉬움을 말하게 되네. 큰일이야, 포트폴리오가 점점 더 어두워져 가고 있어. ^^; 물론 모든 프로젝트마다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지, 어떤 상황에서도 나름 얻는 게 있고, 이룬 게 있는 법이잖아. 실제로도 나는 그간 많은 성취를 이뤘고, 지난 20년 동안 4~50개의 국내외 어워드를 수상했으니, 혹자는 내가 너무 궁상맞다고 생각하기도 할 거야. 그런데... 사실, 프로젝트의 기쁨은 금세 휘발되는 것 같아. 아무리 대단한 성취라 하더라도, 또는 그 성취를 금전적으로 돌려받더라도, 아쉬운 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거 - 이 직업이 그런 숙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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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cked : 첫 폰트의 추억

dafont에 기록되어 있기로는 2014년 6월에 업로드한 걸로 나오니까, 아마 2014년 초반에 만들었나 봐. 내 첫 폰트인 Wicked를 소개할까 해. 지금도 폰트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긴 하지만, 당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어. 폰트랩(Fontlab)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폰트를 만든다더라~ 하는 소문만 듣고, 맨 땅에 헤딩하듯 이것저것 만져보던 시절이었지. 다행히 이런저런 그래픽 툴을 써 본 짬이 있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폰트 자체에 대한 감각이 없으니까 테크닉은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구. 나는 항상 '나음보다 다름'이라, 특이한 걸 만들어 보고 싶었어. 그래서 어떻게 폰트에 개성을 줄까 하다가, 대문자와 소문자가 서로 다른 스타일인 폰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어. 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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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 하룻밤의 도움. 내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중앙일보를 힘겹게 끝낸 후 컨디션을 추스르고 있었을 때야. 마냥 슬픈 시기였지. 번아웃과, 삶의 불안감이 겹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10여 년의 경력이 아깝기는 하지만 - 새로운 일을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빠르면 3년, 길어야 10년 주기로 개편되는 이 분야의 특성, 즉, 물성 없이 금방 휘발되는 이 일이 과연 의미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제껏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며 상실감과 회의에 빠져 있던 때였어. 그러던 어느 날, 옆 팀이 눈에 들어왔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거든. 새 프로젝트를 맡은 모양인데, 갓 책임을 단 시니어 한 명과 주니어 세 명으로 구성된 디자인 TF는 이미 충분히 지쳐 보였어. 일주일 동안 새벽까지 일한 모양인데, 전혀 진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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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지우기 어려운 상처와 연민

내 페북이나 이전 웹사이트들을 본 사람, 또는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꽤 오래전에 중앙일보 디지털 개편 사업을 총괄 디자인했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한참 동안 힘들어했었어. 견디기 힘든 비합리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권력구조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였는지를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는 상황을 겪고 나니, 내 인생의 모든 게 비합리적인 결과로 끝날 수 있겠다는 불안감과, 나의 미래 역시 의지보다 운명이겠구나 싶은 끔찍한 감정을 한참 달고 살았던 것 같아. 게다가 어리석게도, 비합리적인 상황을 이겨보겠다고 부득불 온갖 내 역량을 쏟아부은 프로젝트이기에, 이후에 큰 도전과제가 생기면 마치 가정폭력을 당하고 자란 어린이처럼 어둠 속으로 움츠러드는 버릇까지 생겼었지. ..

IMG 2020.07.15

프로젝트 돌아보기 : Naver 메인화면 개편

이전에 내가 쓰던 글은 모두 오피셜한 거라, 보안 이슈도 있었고 또 말을 가려서 썼어야 했는데, 이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쓰니, 조금 자유로운 마음이야. 특히 이 네이버 프로젝트의 경우는, 보안 지침이 좀 있었어서 섣불리 꺼내지 못한 이야기였는데, 네이버가 이 때 이후에 한 번 더 업데이트를 했으니, 이젠 이 내용이 그다지 민감한 건 아니지 않나 싶어서 - 이 얘기를 꺼내보려 해. 2016년이었나 봐. 막 프로젝트를 끝내고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네이버로부터 재밌는 제안이 왔어. 네이버 업무 영역 중 4가지를 골라서, (나름 이름난) 네 곳의 에이전시에게 의뢰한다는 거야. 그 4가지 사업영역은, ① 네이버 뮤직 개편, ② 네이버 오피스 개편, ③ 네이버 메인화면 개편이었고...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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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돌아보기 : 스마트TV 에러 관제화면 - FUI?

언제 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아마 2013~14년인 것 같은데.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전세계 스마트 TV의 에러 및 동향을 한 눈에 보기 위해 개발된 두 페이지짜리 GUI야. 공장이나 관제센터 등 특정 부서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고, 또는 프리젠테이션 할 때도 활용 한다고 해. 플래시로 만들어졌고, TV로 보는 거라서 리모콘 버튼으로 간단한 조작을 할 수 있어. 리모콘에 마우스패드가 있는 경우엔 상세 조작을 할 수도 있고.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각 데이터들을 상호 참조하거나 데이터를 서로 연결시켜서 에러 대응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함이야. 스마트 TV에서 발생하는 에러 중 어떤 에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지, UHD와 FHD 중 어느 기종에서 어떤 에러가 주로 일어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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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돌아보기 : KBS - 용두사미라고 말하긴 아쉽지만 (05)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하긴 했지만, 돌이켜 보면 15명(+ KBS 미디어 직원 n명)의 디자이너에게 더 상세한 지시가 필요했던 것 같아. 워낙 외부인들(사업주체, 개발 및 코딩파드 등)에 대한 대응이 중요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을 세밀하게 드라이브하지 못했던 것 같아. 가이드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이들에게 갑자기 창의력 중심의 작업을 지시하는 게 무리이기도 했고.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은, 원래 쉽게 방향 전환이 안돼. 아무리 탑-다운으로 '이제부터 놀아보자!'라고 해도, 몸이 풀리고 예열이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지. 가이드를 정리할 때의 분석적인 뇌 상태 그대로 창의적인 업무로 피벗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아마 전체 디자이너의 3% 이내일 거야. (디자이너가 야근을 많이 하는 이유이기도 ..

IMG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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