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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에서 키보드를 사고 (2)

졌어요, 졌어. 최종 판결 : 위조품이라는 혐의 유효. 전액 환불, 반품할 것 (반송비는 구매자 부담) 이게 말이 돼? 위조품이 맞지만 제품은 반송해야 하며, 비용은 산 사람이 내라고? 알리의 정책이 그래. 반송의 경우는 무조건 구매자 부담. 뭐 이건 어쩔 수 없지. 그들의 정책이 그렇다니 뭐. 그런데. 위조품인 걸 증명해 냈는데 환불이 조건부라니? 환불하면 되는 거지. 그런데. 우리나라 법이 좀 깐깐해. 배터리가 달린 물건은 일반 EMS로 보낼 수 없고 EMS Premium으로만 보낼 수 있을뿐더러, 비용도 만만치 않고 절차도 복잡하더라구. 알아본 바로는 2kg인 이 물건을 보내려면 6~7만 원 정도가 든다는군. 한 달 정도 쓴 비용으로 7만원을 내는 게 말이 되냔 말이지. (물론, 이 키보드의 품질이..

LOG/SHP 2020.11.19

알리에서 키보드를 사고 (1)

AliExpress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하나 주문했다가 일주일째 고생하는 중. 집에서 글을 써볼까 해서, 로망이었던 기계식 키보드를 찾다가, 알리에서 희귀템을 우연히 찾고 주문했어. 알리답지 않게 빠른 배송. 9일 만에 물건을 받았고, 물건도 나쁘지 않아서 좋았는데... 키보드에 대해 궁금한 게 좀 있어서 본사(아이큐닉스 : 키보드 제조사)에 이것저것 묻다 보니, 내게 판매한 셀러가 본사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불법 판매상임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일주일째 셀러와 실랑이 중이야. 알리는 오래전부터 짝퉁과 불법 유통으로 골치를 썩었던 쇼핑몰이라, 나름 분쟁 해결 정책을 디테일하게 정해두었는데, 절차는 다음과 같아 : 구매자가 환불이나 교환, 보상 등을 요청하는 걸 '분쟁 신청(Open Dispute)'이라고..

LOG/SHP 2020.11.06

코웨이 : 하룻밤의 도움. 내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중앙일보를 힘겹게 끝낸 후 컨디션을 추스르고 있었을 때야. 마냥 슬픈 시기였지. 번아웃과, 삶의 불안감이 겹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10여 년의 경력이 아깝기는 하지만 - 새로운 일을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빠르면 3년, 길어야 10년 주기로 개편되는 이 분야의 특성, 즉, 물성 없이 금방 휘발되는 이 일이 과연 의미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제껏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며 상실감과 회의에 빠져 있던 때였어. 그러던 어느 날, 옆 팀이 눈에 들어왔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거든. 새 프로젝트를 맡은 모양인데, 갓 책임을 단 시니어 한 명과 주니어 세 명으로 구성된 디자인 TF는 이미 충분히 지쳐 보였어. 일주일 동안 새벽까지 일한 모양인데, 전혀 진도를 ..

IMG 2020.09.27

ZEN of UX. 01 - Squircle, 스쿼클?

요즘 다시 스쿼클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이걸 어디서 처음 시도했는지 의견이 분분하더라고. 삼성 One UI, 카카오톡의 프로필 이미지가 이 스쿼클을 사용하고 있어서 마치 이들이 첫 시도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내가 기억하기로 스쿼클은 Nokia N9 가이드라인이 첫 시도였다고 봐. Nokia N9 UX Guidelines n9.dy.fi 국내에선 널리 회자되지 않았지만,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 오면서 고전했던 노키아의 야심찬 도전이 N9 Guideline (이후 meego로 개명) 이었어. 폰트, 색상, 아이콘 스타일 등 정말 쟁쟁한 디자이너들을 모아 만든 걸작이었지만, 이미 노키아가 시장에서 밀린 상황이어서 그다지 넓게 확장되지는 못했어. 개인적으론 참... 더 멀리 가는 모습을 ..

ZEN of UX 2020.08.18

서정범 교수와 드레퓌스의 정의

서정범 교수님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10년이 되었군. 내가 어렸을 때 그는 KBS에서 작은 방송 프로그램을 맡고 있었는데, 주로 우리말의 어원과 변형을 설명해 주는 5분짜리 짧은 구성이었어. 이를테면 이런 거였지. ... 이 '설겆다'는 옛말로는 '설엊다'입니다. 여기서 '설다'는 '치우다, 정리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수습'의 의미가 있죠. 즉, '설엊-'은 '설-' + '엊-'의 조합이며, '엊-'은 '겆다'의 의미로 기역이 탈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겆다' 역시 '수습하다, 정리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 교수님 특유의 가볍게 새는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나. ^^ 5분짜리 프로그램이라서 챙겨 보려면 나름 신경 써야 했을 텐데, 어린아이가 꼬박꼬박 챙겨본 걸 보면 되게 맘에 들었었나 봐...

LOG/OPN 2020.08.12

중앙일보 : 지우기 어려운 상처와 연민

내 페북이나 이전 웹사이트들을 본 사람, 또는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꽤 오래전에 중앙일보 디지털 개편 사업을 총괄 디자인했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한참 동안 힘들어했었어. 견디기 힘든 비합리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권력구조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였는지를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는 상황을 겪고 나니, 내 인생의 모든 게 비합리적인 결과로 끝날 수 있겠다는 불안감과, 나의 미래 역시 의지보다 운명이겠구나 싶은 끔찍한 감정을 한참 달고 살았던 것 같아. 게다가 어리석게도, 비합리적인 상황을 이겨보겠다고 부득불 온갖 내 역량을 쏟아부은 프로젝트이기에, 이후에 큰 도전과제가 생기면 마치 가정폭력을 당하고 자란 어린이처럼 어둠 속으로 움츠러드는 버릇까지 생겼었지. ..

IMG 2020.07.15

프로젝트 돌아보기 : Naver 메인화면 개편

이전에 내가 쓰던 글은 모두 오피셜한 거라, 보안 이슈도 있었고 또 말을 가려서 썼어야 했는데, 이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쓰니, 조금 자유로운 마음이야. 특히 이 네이버 프로젝트의 경우는, 보안 지침이 좀 있었어서 섣불리 꺼내지 못한 이야기였는데, 네이버가 이 때 이후에 한 번 더 업데이트를 했으니, 이젠 이 내용이 그다지 민감한 건 아니지 않나 싶어서 - 이 얘기를 꺼내보려 해. 2016년이었나 봐. 막 프로젝트를 끝내고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네이버로부터 재밌는 제안이 왔어. 네이버 업무 영역 중 4가지를 골라서, (나름 이름난) 네 곳의 에이전시에게 의뢰한다는 거야. 그 4가지 사업영역은, ① 네이버 뮤직 개편, ② 네이버 오피스 개편, ③ 네이버 메인화면 개편이었고...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 이..

IMG 2020.06.02

프로젝트 돌아보기 : 스마트TV 에러 관제화면 - FUI?

언제 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아마 2013~14년인 것 같은데.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전세계 스마트 TV의 에러 및 동향을 한 눈에 보기 위해 개발된 두 페이지짜리 GUI야. 공장이나 관제센터 등 특정 부서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고, 또는 프리젠테이션 할 때도 활용 한다고 해. 플래시로 만들어졌고, TV로 보는 거라서 리모콘 버튼으로 간단한 조작을 할 수 있어. 리모콘에 마우스패드가 있는 경우엔 상세 조작을 할 수도 있고.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각 데이터들을 상호 참조하거나 데이터를 서로 연결시켜서 에러 대응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함이야. 스마트 TV에서 발생하는 에러 중 어떤 에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지, UHD와 FHD 중 어느 기종에서 어떤 에러가 주로 일어나는지, ..

IMG 2020.05.28

가짜뉴스에 대한 피로

사실을 정확히 알지 않은 채로 글을 쓰는 것은 죄악에 가깝다.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 사실을 모르는, 사실을 잘못 이해한, 사실을 묵살하는, 사실에 관심없는, 사실을 재단하는, 사실을 왜곡한, 사실을 부정하는, 사실을 흘깃 보는, 사실을 피하는. 사실에게는 그 스스로가 원하는 지위만을 주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사실의 지위를 빼앗지 않아야 한다. 무지는 사실을 구축驅逐하므로, 무지 위에 쌓은 사실은 필연적으로 부패하므로, 우리는 무지를 경계해야 하고, 자신의 지식에 겸허해야만 한다. 나의 세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에 다가설 때 천국이 된다. Image @Unsplash

LOG/OPN 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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