ときめき。

Art, Design, Essay, News

LOG 87

Kaweco DIA 2 (ef) 리뷰

모처럼의 만년필 리뷰. 베스트펜에서 12만 원에 샀어. 원래 카웨코(독일어니까 카베코가 맞겠지만 다들 그렇게 부르니까)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 가진 게 릴리풋, 스포츠, 스튜던트 등이라서 그저 '작고 가벼운 펜' 정도로 여겼지. 품질보다는 재미로 쓰는 펜. 그런데 이번에 나온 DIA2는 뭔가 좀 달라 보였어. 옛날 듀오폴드를 닮은 중결링이나, 유선형 클립이 카웨코스럽지 않더라구. 카웨코에 대한 기대는 없었지만 호기심에 질렀어. (워터맨 찰스톤같은 복고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 그런데 기대 이상. 우선, 무게가 마음에 들었어. 기존 카웨코들은 허망할 정도로 가볍고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이 펜은 묵직한 편이야. (배럴 안쪽이 잘 안보이는데... 황동이지 않을까 싶고) 스포츠 같은 모델은 카쿠노보다도 가벼운..

LOG/SHP 2022.10.06

친애하는 UX 초심자 여러분에게

리멤버 인플루언서 활동을 2기 때부터 참여했고, 벌써 4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시작한 건데, 억지로 글을 쓰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 이번에도 글쓰기를 독려하는 '얼리버드' 상품을 타기 위해 급하게 글을 썼는데, 나름 좋은 반응이 있어서 블로그에도 옮겨 봐. 약간의 수정과 함께. (리멤버 링크는 여기) UX 디자인은,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시니어로 계시는 대부분의 UX 디자이너는 웹 디자이너 혹은 GUI 디자이너에서 전향했거나, 전통적인 의미의 ‘기획자’에서 커리어를 연장한 케이스입니다. 당시는 UX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이 독학으로 관련 지식을 습득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UX를 이해했습니다. ..

LOG/OPN 2022.10.01

해외 빅테크 기업의 해고 물결, 우리는?

리멤버 인플루언서 3기 기간 중에 올린 글이야. 2기보다 제한된 인원(60명)이 선발되었기에 나한테는 좋은 기회였지만, 하필 회사 일이 바빠져서 전혀 활동을 못했네. 평소 블로그를 쓰는 톤과 다른 점은 이해해 주기를 바라. (리멤버 링크는 여기) 2022년 5~6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 물결이, 8월인 현재 우리나라에도 슬슬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 이제 한국 투자사들도 구조조정을 전제로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하고... Winter is Coming? 여름부터 IT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반사 이익을 거두었던 넷플릭스 등 컨텐츠 기업부터,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암호화폐 기업인 코인 베이스, (약간 결이 다르긴 하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

LOG/OPN 2022.08.24

언어라는 취미의 가벼움

언어를 배우는 걸 좋아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 "말해봐"라고 되묻지. 하지만 난 회화를 잘하고 싶어서 공부하는 게 아니거든. 그냥 '알아가는 단계'를 즐길 뿐이야. 썸을 즐긴다고 해야 하나? ^^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워낙 오랫동안 배워 왔고, AFKN이나 영화, 음악 등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었던지라 잘하지는 못해도 그냥저냥 살아가는 데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는 익숙하고, 불어는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흥미롭게 공부했던 데다, 방통대에서 전공했기 때문에 고등학생의 제2 외국어 수준보다는 좀 낫게 하는 편이고, 일본 문화(드라마, 야동)가 나한테 좀 맞는지라 일어는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공부하는데, 갓 히라가나/가타카나를 뗀 수준이고, 독일어는 1년 전부터 '가벼운 학습지'를 통해서 공부하고 있어서, 그..

LOG/OPN 2022.06.23

디자이너가 디자이너 뽑는 이야기 (2)

리멤버 인플루언서 2기에 선정되어서, 앞으로 몇 개의 글을 리멤버 앱에 올리게 되었어. 여기에도 함께 공유하려 해. ( 리멤버 글 경로는 여기 : 링크 ) 리멤버에서는 경어로 쓰지만, 여기는 편하게 하던 대로 + 좀 더 살을 붙였어. 전편에선 인터뷰 요청을 하기 위한 선별작업에 대해서 얘기했어. (링크) 오늘은 인터뷰이가 회사에 도착하는 시점부터, 면접 초기 15분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야. 가장 흔한 상황을 가정해 봤어. 회사에서 열띤 회의를 하고 있는데, 인사팀에게서 행아웃 알람이 울려. "○○ 직무로 지원하신 ○○○님이 ○○실에 도착하셨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의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안건은 다음으로 미루고 간단한 건 후딱 정리하고 회의를 정리해. ... 그래도 말이지. 30분..

LOG/OPN 2022.05.26

디자이너가 디자이너 뽑는 이야기 (1)

리멤버 인플루언서 2기에 선정되어서, 앞으로 몇 개의 글을 리멤버 앱에 올리게 되었어. 여기에도 함께 공유하려 해. ( 리멤버 글 경로는 여기 : 링크 ) 리멤버에서는 경어로 쓰지만, 여기는 편하게 하던 대로 + 좀 더 살을 붙였어. 웹디자인, 또는 GUI 디자인으로 시작해서 20년이 약간 넘는 경력이지만, 일찍 팀장을 단 덕분에 구인을 한 경력은 15년이 넘어. 그러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지. 요즘 한창 대규모(?) 채용을 하다 보니, 면접을 일주일에 3~4명은 보는데, 지원자의 한결같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내 채용 패턴을 정리해보고자 글을 써. 이 글이 새로운 회사에 지원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 채용이란 게. 사람이 필요해서 하는 일이잖아. 그리고 한 번 뽑아두면 ..

LOG/OPN 2022.05.25

채용 단상 : 내가 뭐라고 당신에게 불합격을 주는가.

1. 전 회사를 퇴사하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맥북을 샀다. 내 기준엔 엄청난 지출. 8년 된 맥북에어가 오래되기도 했고, 경력이 늘어나면서 뭔가 정체된 기분을 느꼈기 때문에, 새로이 각오를 다지기 위함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 세계관과 맞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 M1 맥북프로는, 내게로 와서 고작 유튜브 플레이어가 되었다. 처음엔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고 Cinema 4D, Blender, Framer 등 여러 가지를 설치했지만, 기초적인 내용을 배우고 나니 흥미가 뚝 떨어져서 거의 켜지 않는다. 젊었을 땐 플래시 스크립트를 이틀 만에 파악했었는데, 지금 내게는 그런 열정과 체력이 없다. 게다가 내가 주로 쓰는 프로그램들은 그다지 무겁지 않다. 훨씬 저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쌩쌩 돌아가는 프..

LOG/OPN 2022.03.21

하늘의 천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유튜브에서 이퀼리브리엄 리뷰를 추천하길래 보다가, 예전에 좋아했던 시가 나오더라구, 기록을 위해 시를 남겨.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으면 답답하잖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하늘의 천'이란 시인데, 개인적으론 영화에서 더 짧게 줄인 버전이 정식 한글 번역본보다 좋더라구. 영어를 잘 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하늘의 천 Had I the heaven's embroidered cloths Enwrought with golden and silver light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The blue and the dim and the dark cloths Of night and light and the half-light, ..

LOG/LIB 2022.03.06

맥에서 동영상을 보는 데 유용한 팁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난 일할 때 동영상을 '켜 놓고' 일해. 어렸을 때는 음악을 들으며 일했는데, 음악이 디자인에 영향을 준다는 느낌을 받은 이후로는 가급적 업무 중엔 음악을 듣지 않아. 그렇다고 외부 소음을 막기 위해 라디오를 듣는 것도 좋지 않더라구. 라디오는 모든 걸 오디오로 전달하는 거니까 스토리에 빠지기 쉽지. 주변 소음은 듣기 싫고, 그렇다고 음악이나 라디오는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혹시나 해서 동영상을 틀어놓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았어. 이렇게 일한지 벌써 10년은 넘은 것 같아. 그러다 보니, 동영상을 보는 데 약간의 노하우가 생겨서 공유하려 해. 1. 전통의 VLC https://www.videolan.org/index.ko.html 맥용 미디어 플레이어 중 가장 유명할 ..

LOG/SHP 2022.02.15

엔칸토 - 가족에 빗댄 삶의 서사

스포가 많아요. 오랜만에 영화를 봤어. 펑펑 울고 왔네. 최근 어머니의 건강 문제 때문에 마음이 좀 약해져 있었나 봐. 모든 장면에 몰입해서 본 것 같아. 모처럼의 휴식이라, 평소처럼 분석적으로 영화를 보려 하지 않고 아이들과 편하게 즐길 생각으로 갔는데…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 것 같아. '마드리갈'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엇! 이거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정과는 관계없이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혔어. 이거, 여느 디즈니 영화랑은 다르겠구나. 뭔가 복잡한 알레고리가 있겠구나 싶었거든. 눈물이 그렁그렁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여러 '참조'들을 소환하는… 참 복잡한 영화관람이었어. 우선, 가족의 성姓인 "마드리갈Madrigal" — 이거 음악 용어잖아. 대충 중세의 돌림노래 형식의 성악곡이라고 ..

LOG/LIB 20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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